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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 현판이 70여년 만에 내걸렸다. 50~60년대 비구ㆍ대처의 분쟁으로 양측이 각기 조계사와 태고사명을 현판으로 달았다는 기록과 사진자료가 남아 있지만 사격에 맞는 현판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 조계사는 10월 9일 오전 11시 30분 총무원장 지관 스님, 원로의원 동춘 스님, 총무부장 현문, 기획실장 승원 스님을 비롯한 총무원 각부ㆍ국장급 스님들과 김충용 종로구청장, 정하건 한국서예가협회회장, 전각장 오옥진씨 등 사부대중 10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조계사 일주문 현판식을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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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은 이날 치사를 통해 “조계사는 근대 한국불교사에서 단연코 총본산으로 70여년을 이어왔다”며 “성역화 불사로 조계사가 뒤 늦게나마 제 모습을 찾게 되고 새롭게 이름을 내걸게 된 것은 모두 함께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주지 원담 스님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종단의 원로대덕 스님들의 보살핌과 조계사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많은 성역화 불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어 왔다”고 평가하고 “오늘 현판식으로 조계사도 이제 품격을 가진 도심전통사찰로의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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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걸린 조계사 현판은 한국서예가협회회장 송천 정하건 선생이 글을 쓰고, 중요무형문화재 106호 철제 오옥진 선생이 ‘대한불교총본산조계사’를 가로 7.25m 세로 1.45m 대형목판에 새겼다. 목판의 전체 무게는 무려 600kg에 달한다.
이와 함께 ‘이심전심시하법 불불조조유비전 조계산상일륜월 만고광명장불멸(以心傳心是何法 佛佛祖祖唯比傳 曹溪山上一輪月 萬古光明長不滅)’, 풀이하면 "마음에서 마음에 전하는 법이 그 무슨 법인가. 부처님이나 역대 조사가 오직 이것을 전함이로다. 조계산 꼭대기 둥근 달처럼 만고에 이 지혜광명 영원히 멸하지 않네"라는 의미의 주련도 함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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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의 역사는 1910년 창건된 각황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7년 각황사를 현재의 조계사 자리로 옮기는 공사를 개시했고, 이듬해 삼각산에 있었다고 전하는 태고사(太古寺)를 이전하는 형식을 취하며 절 이름을 태고사로 했다. 보천교(普天敎) 십일전(十一殿)을 이전하여 1938년 10월 25일 총본산 대웅전 건물의 준공 봉불식을 봉행, 명실상부한 한국불교 총본산으로 현재의 위치인 종로구 견지동에 터를 잡았다. 1954년 11월 5일 당시 안국동에 있는 선학원을 중심으로 정화운동을 펼쳐나가던 비구 중심의 조계종이 출범하면서 현재의 조계사로 이어지게 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