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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대중화 바람 '솔솔'
한브랜드박람회서 50여 종 선보여…자연 살리고 건강 챙기고

흔히 ‘절에서 먹는 음식’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찰음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사찰음식이 ‘대안음식’으로 뜨고 있다. 하지만 ‘수행식’이자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사찰음식의 참뜻을 새겨볼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발족한 ‘전통사찰음식문화 보존회(회장 선재, 이하 사찰음식보존회)’는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 브랜드 박람회’에 참가해 ‘사찰음식 야단법석’을 펼쳤다. ‘산사의 하루’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를 통해 사찰음식은 어떤 때, 어떤 의미로 먹어야 하는지 알아본다.

▷ 아침 식사
죽을 중심으로 가볍게 구성되는 아침식사. 사진=박재완 기자

아침은 생체리듬으로 볼 때 뇌가 활동하는 시간으로, 식사는 죽(粥)을 중심으로 가볍게 구성된다. 죽식은 과식을 막고 소식(小食)을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마하승기율>에서는 죽을 먹으면 ▲안색이 좋아진다 ▲힘이 넘친다 ▲수명이 연장된다 ▲안락함이 있다 ▲말소리가 시원해진다 ▲음식물의 소화를 좋게 한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공복감을 없애준다 ▲갈증을 풀어준다 ▲대소변을 조절한다고 열 가지 이로움을 설명한다.

▷ 점심 식사
곡식과 뿌리 등으로 만드는 음식이 주가 되며 스님들의 주식이라 할 수 있는 점심식사. 사진=박재완 기자

낮은 활동량이 많고 위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으로, 딱딱한 음식 먹기를 권한다. 부처님은 수행승이 먹는 음식을 네 가지로 나누었는데, 그 첫 번째가 시약(時藥)이다. 시약은 뿌리와 곡식 등 딱딱한 음식의 총칭으로 오전 중에 먹는 음식물이고, 스님들의 정찬으로서 주식이 된다. 곡식ㆍ뿌리ㆍ줄기ㆍ과일 등 이로 씹어서 먹는 딱딱한 고체음식을 ‘거타니식’이라고 하고, 밥ㆍ떡ㆍ밥 말린 것과 같이 부드럽고 연한 음식을 ‘포사니식’이라고 부른다.

▷ 저녁 식사
아침에 먹은 죽과 낮에 먹은 딱딱한 음식의 배설을 돕는 과일즙이 주가 되는 저녁식사. 최근에는 간단한 국수 종류도 상에 많이 오른다. 사진=박재완 기자

저녁(오후)에는 신장, 간, 심장이 활동하는 시간으로 과일즙과 같이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먹는다. 과일즙은 그 안의 섬유질이 아침에 먹는 죽과 낮에 먹는 딱딱한 음식의 배설을 돕는다. 과일즙 외에도 국수 등 간단한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부처님은 밤 10시 이후,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음식 먹는 것을 특히 경계했다. 이는 저녁 늦게 먹는 음식이 신장이나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미율>의 아홉 번째 계율 ‘불비시식(不非時食)’에서는 ‘귀신은 밤에 먹는다’고 하여 밤늦게 먹는 음식을 ‘독(毒)’과 같이 여겼다.
호박으로 색을 낸 된장호박국수. 사진=박재완 기자


“사찰음식 연구ㆍ대중화 나설 것”
전통사찰음식문화 보존회장 선재 스님 인터뷰

한브랜드박람회의 사찰음식 전시 행사를 이끈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장 선재 스님. 사진=박재완 기자

“부처님의 지혜가 담긴 사찰음식은 현대인들을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대안입니다.”
9월 28일 ‘한 브랜드 박람회’에 참가한 전통사찰음식문화 보존회장 선재 스님. 밤늦게까지 전시 음식을 준비한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한(韓) 브랜드’의 하나로 사찰음식이 선정되고, 대중적인 전시도 개최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전통사찰음식문화 보존회는 그간 개별적으로 진행돼 오던 사찰음식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승ㆍ재가 교육과 상품화 추진 등 사찰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해 결성된 단체.
선재 스님은 “최근 선방ㆍ강원에서 공양주 소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전통 사찰음식 문화가 많이 변형되고 있다”고 지적한 후 “보존회에서는 사찰음식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사찰음식 표준화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불가(佛家)에서 전해져 온 대표적인 사찰음식에 대한 조리법 표준을 정립하고, 이를 사찰음식 교육 교재로도 발간한다는 것이다. 10월 중순 경 창립 법회를 열고 정식 발족할 사찰음식 보존회는 해외 전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우리 사찰음식 대중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찰음식은 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에 보급되어야 할 이 시대의 건강식입니다. 대중화와 함께 사찰음식에 담긴 생명존중 의식과 수행식으로서의 정체성도 훼손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10-02 오전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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