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경 그리스·로마풍의 미술·조각기법으로 파키스탄 지방에서 불상을 표현한 불교미술’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간다라 미술은 독특한 서구적 표현기법으로 불상을 표현한 불교미술사적 의의뿐 아니라 대승불교 발전의 구심점이었으며 최초로 불상을 탄생시켰다.
| ||||
또 간다라 불전 도상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각적으로 알리는 안내자 역할 △쿠샨시대 포교의 수단 △승단을 유지하는 재원확보 등 다양한 의미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가운데 간다라 불전 도상의 표현기법과 도상 해석에 대한 논문이 최초로 발표돼 불교미술학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미술사연구소 유근자 연구교수가 최근 논문 ‘간다라 불전 도상의 연구’를 발표했다. 논문은 간다라 불전도의 핵심인 부처님의 생애를 표현한 불전도 ‘항마성도(降魔成道)’ ‘범천권청(梵天勸請)’ ‘열반(涅槃)’ 등의 도상 해석과 표현기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유근자 교수는 “항마성도는 부처님의 깨달음을 지칭하는 것으로 불교가 시작되는 일대 사건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마성도는 기원전 2세기에 인도에 조성된 바르허트대탑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이 시기에는 무불상(無佛像)의 시기였기에 부처님의 모습은 형상화되지 않고 보리수, 법륜, 탑 등으로만 상징화했다. 하지만 쿠샨시대 간다라 미술은 부처님을 형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항마성도 불전도’는 ‘항마목지인’의 손모양을 하고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모습을 표현한 대표적인 수인으로 불교 도상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
논문은 열반 도상에서 상주불멸의 법신인 ‘부처님’을 사자(死者)의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목은 항마촉지인 도상과 함께 동아시아 불교미술에 큰 영향을 미쳐 팔상도의 열반도상에 계승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