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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스님전문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학교(총장 종범)가 심각한 자기고민에 빠졌다. 시대는 전문화되고 현대화된 선지식을 요구하지만 교육 여건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단 지원금마저 문화재관람료 폐지 분위기로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9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공연장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총동문회장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의 인사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21세기 불교 위상 제고를 위한 중앙승가대학교의 발전 방향’ 주제 세미나에서 정념 스님은 “중앙승가대가 화석화 될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분기점 속에 있다는 절박함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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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유 교수는 “승가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기본교육기관을 중앙승가대를 중심으로 일원화하되 전통강원이나 동국대는 그 특성에 맞게 중앙승가대와 유기적 연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화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2001년도 대학종합평가’를 토대로 중앙승가대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은 뒤, 중앙승가대를 21세기 판 ‘나란다(Lalanda)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총수입의 25%를 승가교육에 투자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윤원철 교수(서울대 종교학과)는 “스님들은 구도수행을 그대로 오롯이 강조하면서 또한 사제자로서의 소임을 훨씬 더 폭넓은 부문들에 걸쳐서 전문적인 수준으로 시행할 수 있는 슈퍼맨이 돼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며 “바로 그런 만큼 승가교육의 지향과 목표를 재론할 필요가 절실하며 교육기관과 제도,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검토와 구체적인 조치가 시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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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먼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안암캠퍼스에서 실시 가능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상락원을 비롯한 대원암과 비구니 수행관 활용 △발전기금과 후원금 모금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종단의 각종 종책 연구 기능을 중앙승가대와 연계하는 방안과 더불어 “종단에서 지원사찰을 지정해 지원금을 확대시켜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서울 봉은사를 지원사찰로 지정해 재정적 지원을 통해 산학협력 모델을 사학(寺學) 협력 모형을 구축하고, 중앙승가대의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지광 스님(능인선원장)은 “모든 재정은 신도들에게서 나온다”며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미나에서는 이 외에도 보각 스님(사회복지학과 교수)이 ‘중앙승가대가 불교 현대화에 미친 영향’ 주제 발표에서 중앙승가대가 △교육 △포교 △사회복지 △불교 문화사업 △종무행정 △사회운동 분야에서 미친 영향을 고찰했다. 이에 미산 스님(포교사회학과 교수)은 △교원 충원 및 질적 향상 △교육 여건 열악 등 현재 중앙승가대가 처한 현실을 지적하며 분발을 요구했다.
한편 세미나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승가대학교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한 운영사찰 지정 요청을 위한 연석회의'' 대책위원장 범산 스님은 “중앙승가대 졸업생 중 300여명이 주지 소임을 맡고 있고, 스님 개개인은 돈이 많고 잘 쓰지만 명분 있는 곳에는 잘 쓰지 않는다”며 “승가기본정신으로 돌아가면 재정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