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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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나올듯 정교하고 장중한 불보살님들…
전통목각탱의 세계
500명의 문수보살과 500명의 문수동자가 한 도상 속에 어우러져 오대산 적멸보궁 중대 사자암(주지 인광)에 나툰다. 10월 1일 오전 10시 점안법회를 통해 장엄한 모습을 보이게 될 문수목각탱(文殊木刻幀)은 불화의 도상을 새긴 기존의 목각탱과는 달리 새롭게 구성된 창작 목탱이다. 불모 허길량씨가 2년의 산고 끝에 새로운 양식의 목각탱을 탄생시켰다.
본존 비로자나불과 협시 문수 보현보살을 모신 법당의 3면을 천불이 채우는 형식이다. 국산 은행목으로 조성한 문수목각탱은 8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합하면 가로 27m, 세로 2m10cm 규모이다.
안경·마스크를 쓴 동자에서부터 오리를 올라타거나 책을 보는 등 다양한 즐거움의 세계가 하단부 동자들을 통해 드러난다. 상단부의 문수보살은 온화한 상호로 비천상·사자상 등과 어우러져 불세계의 장엄미를 두루 나타낸다.
후불탱화를 그림으로 그리지 않고 나무로 조각한 목각탱은 조선 후기에 집중적으로 제작됐다. 평면의 회화에서 벗어나 부처님을 열망하고 깨달음을 갈구했던 당시 불자들은 목조각으로 후불탱을 만들어 보는 이의 환희심을 자아내고 신심을 북돋웠다. 그러나 목조라는 한계는 화재로 인한 소실을 불러와 남아있는 전통 목각탱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전통 목각탱은 어떤 것이 전해지고 있고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 서울 경국사 목각탱
경국사 목각탱

서울 경국사에는 조선 후기 18세기 중엽에 조성된 목각탱이 모셔져 있다. 얼마남지 않은 조선 후기 목각탱 가운데 하나이다. 보물 제748호인 극락전 목각탱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모두 13구의 불상과 보살을 새겨넣고 있다.

주존인 아미타여래좌상은 여러 층의 높은 앙련좌(仰蓮座, 연꽃이 위로 향한 모양을 새겨 꾸민 좌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있다. 설법인을 취하는 본존의 좌우에는 아미타 8대 보살을 배치했다. 그 밑에는 사천왕중 증장천과 지국천을 배치했다.

△ 예천 용문사 목각탱
용문사 목각탱

보물 제989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 목불좌상과 목각탱은 17세기 후반 숙종 10년(1684년)에 조성됐다. 목각탱 하단에 조성기가 남아 있어 제작연도가 확실하다. 현존 목각후불탱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17세기 후반 조각양식을 알려주는 중요 자료다.
직사각형의 기본구조 옆에 좌우로 구름무늬 광선을 표현한 둥근 조각을 붙여 장식한 것이 독특함을 자랑한다.

본존불은 하품중생인의 아미타불인을 묘사하고 있다. 본존불을 둘러싼 사천왕 8대 보살 두 제자는 상중하 3열로 배치됐다. 상열과 중열에는 좌우 두 보살씩 8대 보살을 배치했다. 상열 보살 좌우에는 무릎 꿇고 합장한 2대 제자를 배치해 구도의 미를 살린 것이 돋보인다. 하열에는 사천왕상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 상주 남장사 목각탱
남장사 목각탱

상주 남장사에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보광전의 후불목각탱이 장엄미를 보여준다. 보물 제922호로 지정된 이 목각탱은 길쭉한 나무판 8장을 연결해 연꽃 위에 앉아있는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 4단씩 3열로 10대 보살과 10대 제자, 사천왕을 계단식으로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보살과 제자, 사천왕 사이에는 연꽃과 꽃봉오리들이 장식하고 있고, 본존의 머리 위에는 상서로운 구름이 두 줄기로 솟아 오르는 양식도 눈길을 끈다.
회화적이면서도 조각적인 매력이 뛰어나다.

△ 문경 대승사 목각탱
대승사 목각탱

문경 대승사 목각탱은 원래 영주 부석사에서 봉안하고 있던 것을 대승사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대형이면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걸작품으로 유명하다.

대승사 목각탱이 주목받는 이유는 영주 부석사와의 분쟁 문서들 때문이다.
보물 제575호로 지정돼 있는 ‘상주 대승사외사사승도등장’ ‘상주사불산대승사승도등장’ ‘도내상주사불산대승사제승등장’ 등의 분쟁 문서를 통해 반환을 원했던 원 소유주 영주 부석사와 문경 대승사의 소유 분쟁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있다. 두 사찰의 분쟁이 해소되고 합의한 내용을 적어두는 약속 문서인 ‘완의’ 역시 보물로 지정된 문서. 분쟁은 고종 13년(1876)에 목각탱을 문경 대승사에 그대로 두는 것으로 완결됐다.

△ 남원 실상사 약수암 목각탱
현존 조선 후기 목각탱 가운데 가장 간략한 배치구도를 보이고 있는 남원 실상사 약수암 목각탱은 현재 금산사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보물 제421호인 약수암 목각탱은 정조 6년(1782)에 제작됐다. 원만한 불상들의 모습과 배치구조, 정교한 세부조각 등으로 조선 후기 목각탱화의 기준이 되는 작품이자 당대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6-09-26 오전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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