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석회의는 지방 교구 종무원의 중추신경 역할을 하고 있는 실무국장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종무행정 참여를 유도하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특히 이 회의를 월 1회 이상 정례화 할 계획이어서 서로간의 활발한 정보 교류는 물론 개혁불사 추진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종무원 국장 스님들은 종무원장 유고시 종무원장 연석회의에 대리로 참석해 발언권 없이 회의 결의 사항을 종도들에게 알리고 시행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그러다보니 종단의 정책 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수월치 않았다.
하지만 별도의 실무국장 회의가 생겨남에 따라 정책 결정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고, 전국 교구 종무원간의 포교정보 공유도 기대하게 된 것.
| ||||
50여명이 참석한 이번 첫 회의에서 실무국장단은 11월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릴 종단 연합대법회를 선암사 경판 인쇄본을 정대(頂戴)하는 법회로 봉행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종단에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최근 불거진 선암사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선암사 재적승들과의 대화에도 참여키로 하고, 잠정 연기됐던 30기 수계법회도 10월초 추석연휴가 끝나는 대로 봉행될 수 있도록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부산 교구종무원 교무국장 의호 스님은 “솔직히 그동안 실무국장들은 종단에서 결정된 사항을 그냥 시행하는 일만 했다. 하지만 회의가 활성화 되면 종단 정책도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종도들과 가장 많이 접하는 국장들의 회의가 활성화되면 일방적 지시가 아닌 종단과 종도들이 쌍방향으로 상호 교류를 활발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무국장 회의의 탄생은 종단 개혁 불사 방향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태고종 관계자들은 낙관하고 있다. 하나의 종무원에 소속된 실무국장은 4~6명이므로, 19개 종무원이 있는 태고종의 실무국장들이 모두 모이면 1백여명이 넘는 막강한 의결 기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것.
사회부장 법현 스님은 “종단의 개혁 방향과 정책을 수많은 종도들에게 알리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종무회의에 참석한 종무원장이 개인사정으로 자신의 교구로 돌아가 종단 생각을 전달하지 못하면 종무원장 연석회의는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태고종은 앞으로 효율적인 실무국장 회의를 위해 국장 스님 전체가 모이는 총회와 총무·교무국장 등 각 부별로 세분화 돼 진행되는 회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종무현장의 목소리를 종단 행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