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의 한 부흥회에서 나온 ‘해운대구 71개 사찰이 무너지도록’이라는 제목의 기도문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이같은 기도문구는 최근 인구 유입 급증으로 종교간 소리없는 전쟁이 진행중인 해운대 신도시에 대한 타 종교의 공격적인 전도 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기독교는 신도시 개발시점부터 종교부지 확보를 위해 뛰었고 지금은 적극적으로 전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인구가 조만간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교계의 해운대 신도시 포교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 신도시의 포교 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찰은 10여 곳 정도. 해운정사, 부처님마을, 범어사포교원반야원, 우곡선원, 자비정사, 폭포사 등이다.
해운대 신도시에는 사찰이나 포교원이 생겼다가도 금방 없어진다. 스님이 포교에 뜻은 있지만 기도나 초하루 등 법회 위주의 기존 포교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포교방식은 연령층이 높은 여타 지역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신도시의 경우 십중팔구 실패로 이어진다. 새로운 포교 방법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2년전 문을 연 범어사포교원 반야원(주지 목종)은 이같은 문제점을 하나 둘 해결하는 대안으로 해운대 신도시 포교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반야원은 맨처음 26명으로 불교대학을 시작했으나 2년만에 256명이 등록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반야원은 신도들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으로 수행에 목말라있는 신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주말 수련법회를 열고 있으며 불교대학을 수료한 58명을 대상으로 교리에 바탕을 둔 보살행을 펼칠 수 있도록 자원봉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비용의 반을 절에서 부담한다.
향후 봉사단을 꾸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교리와 수행, 봉사를 두루 갖춰 삶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신도시 포교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스님들은 신도시 포교가 안정선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원력에 의존하고 있는 형태를 극복하고 종단 차원의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도시 포교에 적합한 수행력과 법랍 등을 고려, 종단 차원에서 공간을 확보하고 포교에 적합한 주지스님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
기존 사찰과는 달리 신도시에서 문을 여는 포교원의 경우 시설이 낙후되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공간 확보나 시설에 대한 투자도 관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구본사별로 신도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 시스템도 고민해야 한다.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완공을 앞두고 있어 해운대 신도시와 더불어 이 지역 포교에 대한 대비도 시급하다. 현재 센텀시티내 개원 예정인 한 곳을 제외하고는 포교원 개원 움직임이 전무한 상태다.
반야원 주지 목종 스님은 “젊은 층, 고학력자들이 사는 신도시의 특성상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다 보니 불교, 즉 수행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런데 정작 불교계 준비는 미흡해서 안타깝다. 앞으로 종교 부지나 공간 등을 확보해 신도시 포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