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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 이어 온 재배법으로 ‘명차’ 세계화
[제다명인을 찾아서]전통식품 명인 제 18호 송헌 신광수
농림부는 1994년부터 우리나라의 전통 조리ㆍ가공법을 지속적으로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전통식품 명인’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조상 대대로 전해지는 고유의 맛과 제조법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거나 20년 전통식품의 조리ㆍ가공업에 종사한 사람에게 ‘명인’ 호칭이 주어진다. 농림부가 지정한 ‘전통식품 명인’ 중 차 명인은 모두 3명. 1999년 순천 명도다원의 신광수 대표(제18호 야생작설차)와 하동 명인다원의 박수근 대표(제16호 수제녹차)가 지정된데 이어 올해 2월 하동 쌍계제다 김동곤 대표(제28호 우전차)가 명인에 선정됐다. 3회에 걸쳐 제다 명인을 차례로 만나 본다.
손수 일군 10만여평에 이르는 차밭

순천 조계산 선암사 초입에서 명도다원을 운영하는 신광수(56)씨는 지난 1999년 농림부가 지정한 야생 작설차 제다 명인이다.
신씨의 명인지정은 선암사 스님들이 마시던 ‘불가(佛家)의 차(茶)’가 정부로부터 공식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신씨가 어려서부터 선암사에 거주하면서 선친 용곡 스님(前 선암사 주지)으로부터 차 재배와 제다법을 전수받았고, 40년 가까이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 몸에는 차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죽을 고비마다 차를 마셔 살아났고, 평생 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려서 몸이 약했던 신씨는 어머니가 미나리, 씀바귀 등을 우린 약을 너무 써서 먹지 못했다. 그러나 부친이 주신 차는 입에 맞았다. 학교를 마치고, 살기 위해 선암사로 들어갔다. 용곡 스님과 함께 선암사 야생차밭을 복원하며 차와 함께 살았다. 차는 신씨에게 건강을 되찾아 주었다.
“차의 진향(眞香)과 오미(五味)는 깊은 땅 속의 순수한 기를 머금은 찻잎에서 나옵니다. 여기에 차의 성질에 따라 제다한 차야말로 진정 생명이 있는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령 300~700년 야생차밭과 국내 최대 죽로차밭을 운영하고 있는 신씨는 “차나무는 땅속 10자 깊이까지 내려가는 직근성을 잃지 않았을 때 좋은 찻잎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찻잎에 명인의 미각, 후각, 촉각으로 제조된 차는 ‘세계에서 으뜸가는 차’가 된다. 그래서 신씨는 자신이 제다한 제품은 ‘명인 신광수 차’라는 상표를 붙인다. 이름을 붙일 만큼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씨의 차는 국내를 넘어 외국에까지 명성이 높다.
지난 9월 11일, 세계 최고급 차만을 취급하는 일본 상다회 대표 오가와 히데히코 일행이 신씨 차밭을 찾았다. 야생차밭과 제다공장, 완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오는 2009년까지 100억원 상당의 신씨 차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본격적으로 일본에서도 일류호텔과 백화점에서 신씨의 차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명인 신광수
이제 신씨는 한국 전통차의 세계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 다즐링, 스리랑카 우바, 중국 기문을 세계 3대 홍차로 꼽듯, 한국 고유의 전통차를 세계 명차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씨는 조계산 백련봉 자락에 10만평 규모의 차밭을 조성하고 있다. 세계의 명차들이 해발 1000m 지대에서 생산되는 것을 참작해 고산지대에 차밭을 일궜다. 상사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신씨의 차밭은 차나무가 1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신씨의 차와 함께 야생차밭도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신씨는 선암사에서 대대로 이어온 차나무 재배법을 따르고 있다. 이곳에는 비료, 농약은 물론 정부가 친환경 농가에 제공하는 석회까지 철저히 반입을 금하고 있다.
신씨가 추진하는 ‘우리차 세계화’는 대를 이어 진행되고 있다. 대학에서 식품학을 전공한 아들(25, 희찬)은 차의 성분을 이용한 기능성식품을 개발해 내년에 상품화할 예정이다. 딸들은 세계화의 관건인 외국어를 전공했고 ‘차 유통’을 준비하고 있다.
“남도문화의 귀결은 차입니다. 앞으로 순천은 세계 명차 산지로 각광받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조계산을 중심으로 야생차와 선암사에서 내려온 제다법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순천/글ㆍ사진=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6-09-20 오전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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