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불교적인 소재를 차용한 작품은 세 작품이다. 티베트 영화 ‘밀라레파’ 홍콩 오락영화 ‘삼장법사의 모험’, 중국 다큐멘터리 ‘긴강’이 그 주인공.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 만날 수 있는 티베트 영화 ‘밀라레파’는 티베트 최고의 성자 밀라레파의 일화를 통해 복수와 악마 살인 참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컵’ ‘나그네와 마술사’에 출연했던 부탄의 수도승 네텐 초클링 린포체가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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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밀라레파는 삼촌에게 가산을 빼앗긴 후, 복수를 위해 주술을 배운다. 복수에 성공하지만 무자비한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게 된 밀라레파. 죄업을 씻기 위해 스승의 인도로 영적 교화를 위한 긴 여행을 떠난다.
작품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12개국 13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미드나잇 패션’은 심야상영 섹션이다. 서유기를 기발하게 각색한 홍콩 코미디영화의 귀재 제프 라우 감독의 ‘삼장법사의 모험’이 상영되는 섹션이기도 하다. ‘삼장법사의 모험’은 손오공이 아닌 삼장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독특하다.
제프 라우 감독은 ‘서유기 월광보합’ ‘서유기 선녀기련’ 등 서유기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로 100대 중국영화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악마군단에게 납치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구하기 위해 여의봉을 들고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삼장법사가 모험을 시작한다. 최강의 무기 여의봉을 들고도 모든 일을 대화로만 해결하려는 순진한 삼장법사의 모험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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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에서는 후앙 웬하이 감독의 ‘긴강(長河)’을 만날 수 있다. ‘긴강’은 중국의 한 작은 소도시에 있는 ‘로터스 파인 하우스(Lotus Fine House)’가 주무대다.
‘로터스 파인 하우스’는 불자들이 부처님께 기도하면서 매년 2~3개월을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생활하며 노인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봉사활동을 하는 불자들을 카메라는 잔잔한 시각으로 좇는다.
이미 시장경제에 의해 과거의 가치들이 무너진 가운데에서도 단호한 실천력을 보여주는 중국 불자들의 꿈과 활동을 통해 중국의 새로운 시민 사회 구축사업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밖에 ‘와이드 앵글’에서 소개되는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한국 다큐멘터리다. 새만금, 대추리, 줄기세포, 비정규직, 한미 FTA 등의 현장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와 미디어 활동가들이 한국사회의 현재에 대한 16개의 기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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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타계한 신상옥 감독 추모전은 ‘한국영화 회고전’ 코너에서 마련된다. 올해 처음 HD로 복원된 ‘열녀문’은 관객들을 찾아간다.
9월 29일~10월 20일에는 임권택 감독이 교장을 맡은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가 아시아지역 기성 감독들과 젊은 예비 영화인들이 함께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준비한다. 20개국 143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24명의 참가자들은 3주간의 교육을 거쳐 두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어낸다. www.piff.org, (02)3675-5097, (051)747-2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