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아파트촌에서 애완동물로 기르다가 버린 고가의 애완고양이가 합리적인 보호를 주장한 주민과 유기동물로 없애야 한다는 주민들이 극한 갈등을 빚었다. 방송은 애완동물을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애완동물 시장은 확대되고 그에 따라 애완동물 유기 역시 늘어나고 있다.
(사)보리 방송모니터팀이 9월 12일 발표한 ‘생명생태 시각에서 본 동물 프로그램-‘애완’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방송에서 비춰지는 ‘애완’은 사랑이 아니라 해당 동물에 대한 ‘학대’가 되는 잘못된 애완문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모니터팀이 5월 9일~7월 31일까지 ‘주주클럽’ 등 KBS 프로그램 4개, ‘생방송 화제집중’ 등 MBC 프로그램 3개, ‘TV 동물농장’ 등 SBS 프로그램 4개를 대상으로 모니터한 결과다.
이 결과에 따르면 동물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 반생명생태성은 △무분별한 애완문화 확산 조장 △동물 오락화 △동물 경제상품화 △인위적인 연출로 인한 동물학대 △기타 생태 왜곡 등이다.
친생명생태적 사례도 소개했다. ‘하반신 불구 유기견 업어서 키우는 가족’(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장애견과 청각장애인 아줌마의 사랑’(MBC 생방송 화제집중), ‘늙은 물개와 사육사의 우정’(KBS 주주클럽) 등은 인간과 동물사이의 교감을 감동적으로 그리며 생명을 살리는 방송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방송모니터팀은 우리나라 동물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를 통해 애완동물에대해 보다 생명생태적 동물프로그램을 위한 제언을 내놨다.
동물은 인간을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고유한 권리를 가진 숭고한 생명체라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라도 그들의 생명권을 구속할 권리는 없다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의 영향으로 애완동물 시장이 급속히 팽창했지만 반대급부로 유기동물 증가는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점에 대한 방송제작진의 자성을 촉구했다. 귀여움을 받는 존재로 보호받는 ‘애완동물’이 아닌 인생을 함께 하는 ‘반려동물’로 시청자의 인식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동물이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로서 본연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는 권리 즉 ‘동물의 권리’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 쉽게 수단화 오락화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