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화엄회(회장 성직)가 9월 14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한국불교 미래를 준비한다’을 주제로 실시한 토론회에서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는 향후 10년 동안 불교인구가 감소할 것을 예견하며 조계종의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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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포교현황 분석과 진단’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응철 교수는 1995~2005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한 <화엄회 종책 자료집Ⅱ>을 통해 불교인구의 정체 또는 감소를 막기위해서는 “도심 거점 포교당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종교인구에 대한 본격적인 통계조사가 시작된 1985년 자료를 포함한 통계청 조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연령별 지역별 교차분석한 결과 10년 후 종교지형의 변화를 예측한다면 불교계는 그렇게 낙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향후 100여개 이상의 도심포교사찰이 성공을 거둘 수 있어야 조계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내생의 일을 알고 싶으면 현생에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면 된다”며 “화엄회가 앞으로 한국불교의 10년 후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종책토론회를 연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화엄회장 성직 스님도 “지난 3개월간 불교인구를 중심으로 인구조사결과를 진지하게 연구해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종책자료집을 발간하게 된 것에 무한한 의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조계종 13대 중앙종회 내 종책모임으로는 처음으로 실질적인 포교 종책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김 교수의 발제에 이어 토론자로 참여한 화엄회 간사 덕문 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는 도심 포교사찰인 의왕 용화사의 사례를 들어 도심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 불교계 단체들의 전략적 컨소시엄을 도심포교의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역시 토론자로 나선 사찰경영컨설팅 ‘살림’ 김관태 대표도 “불교가 우리사회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이념과 철학의 제시가 필요하다”며 불교의 사회적 지도력 확보를 강조했다. 또 “본사급 사찰이 포교위원회와 지역포교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전략적인 포교에 나서야한다”며 “사하촌에서부터 정신적 문화적 경제적 기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상징이 될 지역의 대표사찰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화엄회가 발간한 종책 자료집은 전국 지자체 230여 곳의 1995~2005 연령별-지역별 통계를 교차통계방식으로 분석해 일선 포교현장에서 포교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문의 (02)515-9351
다음은 김응철 교수와 덕문 스님, 김관태 대표의 토론회 발표 요지.
김응철 교수, ''한국불교 포교현황 분석과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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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교계는 도심포교를 책임지는 사찰이 거의 없다. 구룡사 능인선원 불광사 등 대표적 사찰을 손에 꼽을 정도지만, 이 지역에는 30만 신도를 거느리는 대형교회가 셀 수 없이 많다. 가톨릭 성당은 비록 수적으로는 불교에 뒤질지라도 전략적 지역 거점을 최적화해서 배치하는데 있어서는 훨씬 앞서 있다. 불교가 이러한 문제를 계속 간과한다면 앞으로 10년 후를 기약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어린이 청소년 포교는 타 종교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 포교, 청소년 포교는 접근성을 무시할 수 없다. 20년 전 서울지역 청년단체 20개가 있었는데 지금 9개로 줄었다. 그나마도 1곳이 사라질 위기여서 며칠전 조계사에서 대표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을 봤다. 강북 성북지역에 200개 사찰이 모여 있지만, 강남의 어린이들이 버스를 타고 올 수는 없다.
인천지역을 보면 이미 불교는 가톨릭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인천과 인접한 중앙승가대에 있으면서 이 지역 스님들을 만나면 기독교가 70%를 넘는다고 하소연 한다. 실제로는 종교인구를 조사하면 35~40%가 고작인데 스님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더욱 크다. 지역정서가 비불교 친기독교로 가다보니 스님들이 한계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저 스스로 경험해 본 바로는 포교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조계종 절이 없다는데 있다. 그러다 보니 포교역량 가진 스님들이 없어 신도 확대가 갈수록 처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심히 봐야 할 곳으로 강화의 경우 전등사 같은 유수한 사찰이 있는데 불교 인구는 16.7% 뿐이다. 개신교 29%, 카톨릭 11%에 비하면 2배 넘게 밀린다. 요즘 강화지역 사찰은 관광사찰로 전락하고 지역과 단절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 교구본사도 공통된 현실이다. 기도사찰로 유명해지면 전국에서 관광버스로 신도들이 밀고 들어오니 지역포교는 관심 밖이다. 코밑 신도는 다 놓이고 전국구 신도들만 몰려든다.
이제는 용주사 범어사 봉선사 같은 곳은 더 이상 산중사찰이 아니다.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가속화 되면서 도심포교 사찰화 되어가고 있는 만큼 그 역할을 바꿔야 한다. 지역불자부터 늘리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돌이켜 보면 강남의 대형포교당이 있는 곳에서 해당지역의 불자의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질 높은 불교대학을 원하는 이들이 몰리면서 신도의 수평이동만 일으켰을 뿐 실질적인 불교인구의 증가에는 큰 도움이 안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특정 몇 개 사찰이 사활을 걸고 포교를 해왔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더 이상 도심포교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력하지 않으면 곤란해 질것이다.
무엇보다 조계종의 심각한 패착은 경기도 신흥도심지역에 도심사찰을 건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총무원이 예산을 줄여서라도 도심포교사찰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서울 인근 수도권 불교인구 감소를 지속적으로 방치한다면 한국불교의 미래가 없다. 각 교구본사별로 의무적으로 도심포교당 건립을 강제해야 한다. 심하게 얘기하면 10년 후 지금처럼 교세 위축이 그대로 방치된다면 조계종은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부산 대구 경북 지역은 비교적 불교인구세가 유지되고 있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창원 구미 등 신흥 도시지역 역시 기독교의 성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종교부지가 나오면 무조건 그곳에 사찰이 세워져야 한다.
광주 전남지역의 불교 증가세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원각사와 같은 거점 도심포교당이 5-6개만 더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증가세도 꾸준하고 이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 희망적이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창가학회다. 그들이 150만 신도라고 하는데 처음에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만 봐도 강남 구룡사 정도의 문화회관이 12곳에 이른다. 적어도 100만 신도는 될 듯하다. 창가학회와 천태종 등 기타 불교종교 인구를 제외하면 실질적 조계종 인구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천태종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젊은 신도가 갈수록 증가하지 않는다. 그동안 메머드급 불사를 해왔는데 지난해 올해 새로운 불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황룡사는 6년째 공사 중인데 재정적 위기가 느껴진다. 새로 지은 포교당이 전략적 위치선정에 실패하면서 족쇄가 될 것이다. 진각종도 새로운 신도 유입이 정체되고 있다.
태고종은 제2 창종 수준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회생이 어렵다. 태고종의 장점도 있다. 조계종은 종책방향의 각도를 조금이라도 전환하려면 항공모함이 방향을 트는 만큼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방종정제를 실시하고 있는 태고종은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기대는 별로 하지 않는다.
향후 10년 불교인구 감소는 기정사실이다. 오늘 같은 화엄회 종책 토론회 같은 노력을 통해 감소세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톨릭의 증가는 대세다. 집사람이 이웃인 가톨릭 신도에게 물었더니 대출을 받아 성당건립에 희사를 했는데 시중은행 이자가 오른다며 고민하더라고 한다. 게다가 그 성당 신도들이 모두 2~3000만원 대출을 받아 성당건립에 동참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나 놀랐다. 우리 종단에 그런 사찰이 있을지 의문이다.
개신교는 앞으로 감소가 지속될 것이다. 과당경쟁과 질적 저하가 지속될 것이다. 원불교는 급격한 성장은 안 되더라도 약간의 성장이 예견된다. 원음방송 매체포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취율이 불교방송보다 높아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은 이미 재정과 인적자원만 보면 조계종의 교세를 넘어서고 있다. 양적인 문제에 집착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정서적 불자였던 사람들이 가톨릭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한시바삐 성공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학교에서도 신도를 교육하고, 신도를 조직하고, 신도가 봉사와 복지포교에 나설 수 있도록 지도할 스님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가 아는 스님은 이런 식으로 40평 전세건물에서 포교당을 시작해 5년 만에 30억 원이 드는 불사를 일으켰다. 조계종이 도심 포교전담사찰을 적제적소에 배치하고 역량 있는 스님들 파견하면 얼마든지 위기 극복하고 반전 할 수 있다.
덕문 스님, ''불교의 미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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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늘 행사와 같은 시도가 단발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좀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종단 및 불교계 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거시적 포교전략을 짜야 한다. 물론 포교전략도 필요하지만 더불어 미디어 부분을 어떻게 고민도 뒤따라야 한다.
김관태 대표, ''종교인구의 변화와 조계종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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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스님이 포교원장 취임때 핵심 신도 100만을 양성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성공했느냐는 여부를 떠나 조계종의 진성 신도가 100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적어도 주 1회 이상 절에 나가는 신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따지면 내용적으로는 이미 불교는 비교가 안된다. 불교인구의 32%가 1년에 한두번 절에 가는데 반해 기독교 가톨릭은 77%, 64%가 주1회 이상을 교회와 성당을 간다.
도심사찰의 건립은 인구의 숫자 문제만을 생각했을 때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현대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이념과 철학의 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사회적 지도력을 확보해야한다.
또 전략적 토의체 신설과 포교활성화를 위한 의제설정에 나서야 한다. 본사급이 포교위원회와 지역포교위원회가 유기적인 협력으로 전략적인 포교에 나서야한다. 교구의 지역 관할권 재조정과 공동과제 설정도 시급한 문제다.
대부분 본사가 교구차원의 지역포교전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역사회 지역 현안과 부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사하촌에서 정신적 문화적 경제적 기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상징이 될 대표사찰이 나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사구시의 사업이 필요하다. 형식적인 사업은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멀다. 중앙단위에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