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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것도 쓰는 것도 ‘法대로’
[CEO, 사찰서 만나다]④최재동 VA컨설팅 대표이사
최근 ‘사찰경영’이라는 말이 관심을 모을 만큼 불교와 경영, 경제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1980년대 등장한 불교경제학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같은 시도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기업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성과나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CEO의 경영철학이 기업성공의 핵심요소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CEO, 사찰서 만나다’ 기획의 네번째 주인공은 최재동 VA컨설팅 대표이사. 최 대표이사를 9월 6일 서울 봉은사에서 만나 불교경영과 불자CEO의 역할, 경영의 사회적 회향에 대해 들었다.
최재동 VA컨설팅 대표이사

▷원만한 인간관계야말로 경영의 ‘밑천’
모든 CEO는 ‘이윤 창출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경영이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이윤 창출은 곧 경영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최재동 대표이사는 경영활동에서 경영의 가치를 높이는, Value Adding의 답을 찾는 CEO다.
1996년, 30년간 일해온 현대그룹을 떠난 최재동 대표이사는 이후 전문CEO의 길을 걸었다. VA컨설팅을 비롯해 프라이빗뱅킹, 아웃소싱업체 등 4개 회사를 설립한 것. 불교에 기반한 경영에 눈을 뜬 것도 이때의 일이다.
최재동 대표의 아이디어 연구실은 법당이다. 법당에서 바르게 앉아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면 법당을 찾는다.
최재동 대표이사가 오랜 경영활동에서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도덕경영이다. 도덕성과 신뢰에서 강한 리더십이 나오고, 이는 곧 최고의사결정자인 CEO의 권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은 동료간 또는 상하간 이루어지는 인간관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죠. CEO는 인간관계를 활용한 경영을 해야 합니다. 굳이 경영에서뿐만이 아니고 도덕성과 신뢰는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열쇠입니다.”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도 늘 마음속에 담고 살았던 화두다. 끊임없는 동기부여는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동기부여가 없으면 ‘그저 그런’ 월급쟁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최재동 대표이사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직장을 단순히 일하고 돈 받는 곳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상사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공부·일…끝없는 배움의 열정
최재동 대표는 운영하던 회사를 VA컨설팅만을 남기고 지난해 모두 분사시켰다. 인생을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얻은 결론이었다. 곧바로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불교대학에 접수했고, 나이든 이들에게 베풀 침술과 뜸 기술을 일부러 배웠다. 불교공부와 봉사를 회향의 길로 선택한 것이다.
“지금까지 누릴만한건 모두 누렸으니 회향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회향만큼 삶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발견한 최고의 가치입니다.”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는 최재동 대표이사의 큰 장점이다. 이곳저곳 강의실을 찾는 그를 부인은 ‘연구대상’으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지금도 부족할 것 하나 없는데 일부러 일거리를 찾아 고생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최재동 대표이사는 일주일에 다섯 번씩 절을 찾을 만큼 열성적으로 불교를 공부한다. 봉사활동에도 철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좋아서 가는 것이지만 불교를 배울수록 안타까움도 크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뚜렷한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돈을 벌고 쓰는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돈 없이 살기 힘든 현대사회에서 무조건 욕심을 버리라는 가르침은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듭니다.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교리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불자들은 갈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써야할지 불교가 분명한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 최재동 대표이사는
1942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공채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30년간 현대건설 이사, 현대산업개발 상무, 전무로 일했다.
96년 퇴임후 VA컨설팅 등 4개 기업을 창업해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봉은사 신도회(청정공덕회) 지도위원이며, 9월 3일 조계종 포교사 자격을 품수했다.
글=박봉영 기자·사진=고영배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6-09-11 오후 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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