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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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을~ 길 끝에 절 있으니…
숲길이 아름다운 사찰
길은 만남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만남, 그리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길. 사찰로 가는 숲길은 사람과 사찰을 연결해주는 무량한 교감의 다리가 되기도 한다. 일주문 앞길은 속세의 걱정 근심에 찌든 사람들로 하여금 피안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킨다. 그 길을 여유있게 걷노라면 ‘내가 바로 부처’라는 일깨움도 얻을 것 같다. 초가을 산사를 찾아가는 숲길을 걸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다듬어보면 어떨까? 가을을 밟고 가는 길 끝에 산사가 있으니….

변산 내소사 전나무 숲길
내소사 전나무 숲길

부안 내소사 일주문 앞에는 수령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있다. 시골 마을 어귀에 서있는 장승처럼 여기부터 피안의 세계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일주문을 지나면 곧바로 아름다운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80~200년생의 아름드리 전나무 500여 그루가 침엽수 특유의 향을 뿜으며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았다.
선선한 날씨에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은 단풍나무, 산딸나무, 벚나무가 잘 자라 전나무와 터널을 이뤄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데 중생을 안내한다.
천왕문까지 600미터 남짓 펼쳐진 평탄한 길, 녹음이 우거진 이 길을 걸으면 웬지 마음이 차분해지며 엄숙한 기운이 내소사에 이르는 동안 세속의 번잡함을 씻어준다.
전나무 숲길 중간 중간에는 잠시 앉아 쉬어갈 만한 벤치들이 있어 산새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변산반도의 야생화인 참나리, 산자고, 복수초, 구슬봉이 등도 간간히 볼 수 있어 가을 숲길의 맛을 더한다.
전나무 숲길이 끝날 즈음 좌측의 조그만한 연못과 부도밭이 발걸음을 잡는다. 연못앞의 안내판은 이곳이 MBC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였음을 알리고 있다. 그 앞으로 단풍나무와 황벚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길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온다. 사천왕의 부릅뜬 눈과 내리칠 듯한 주먹이 아직까지 마음을 바로잡지 못한 사람들에게 경책이 되고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내소사 경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대웅보전(보물 제291호)과 3층 석탑(전북 유형문화재 제124호), 설선당과 요사(전북 유형문화재 제125호)가 단아한 모습으로 천년의 숨결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내소사 경내에 있는 천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찾아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 부안 나들목 → 고창 방면 23번 국도 → 영전삼거리(우회전) → 30번 국도 → 내소사

고창 선운사 도솔천 길
선암사 도솔천길

고창 선운사는 동백이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봄 벚꽃과 가을 꽃무릇(상사화)도 볼만한 구경꺼리다. 선운사 입구 진입로에 일렬로 줄을 선 벚꽃나무와 단풍나무. 아직은 빨갛게 물들지 않았지만 초가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옷을 바꿔 입고 있는 단풍이 산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그 옆으로는 선운사 계곡이 졸졸졸 노래를 한다.
선운사 일주문에서부터 계곡과 함께 펼쳐지는 선운사, 자연의 집, 참당 앞 사거리를 지나 도솔암에 이르는 길을 사하촌 주민들은 도솔천 길이라고 부른다.
일주문을 지나면 도토리나무, 상수리나무, 단풍나무, 화백나무들이 좌우로 늘어선 숲길이 나온다. 그 초입에 우측으로 부도밭이 있는데 추사 김정희가 쓴 벽파 스님의 비석이 볼만하다. 숲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은 도솔천이다. 도솔천은 계곡이지만 주변으로 꽃이 좋고 낙엽이 떨어지는 풍광이 기가 막힌 곳이다. 물고기들이 한가히 노니는 모습도 정겹다.
숲길을 조금 걷다보면 선운사 담벼락이 숲길과 나란히 한다. 잠시 길에서 나와 선운사에 들러 대웅전, 만세루, 범종 등을 참배하면 경내의 백일홍이 붉은 웃음을 짓는다. 대웅전 뒷편 5000여평의 동백은 평균 수령이 500년으로 매년 4월말이면 절집을 온통 태울 듯 붉은 색으로 장관을 이룬다.
선운사를 지나면 좌우로 차밭이 나타난다. 크지는 않지만 제법 규모가 있고 잘 정리가 되어 있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진흥굴 앞의 장사송을 지나면 저 멀리 새로 지은 전통찻집이 돌산봉우리와 겹쳐져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어느새 도솔암이 눈앞에 나타난다. 도솔암은 그저 평범한 암자에 불과하다. 풍광도 뛰어나지 않고 유명한 성보문화재도 없다. 그러나 도솔암 뒤편의 커다란 석불과 봉우리 위에 있는 내원궁을 보면 바로 여기가 극락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 → 22번 국도 → 선운사

아산 봉곡사 소나무길
봉곡사 소나무길

만공 스님이 깨달음을 얻고 오도송을 읊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봉곡사는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사찰이다. 산이 봉의 머리 같다고 해서 봉수산 봉곡사라고도 불린다. 송림으로 울창한 봉곡사 진입로는 구불구불한 산길과 온갖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나무가 일품이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국도 천안 IC → 국도 21호 → 온양온천 → 국도 39호 → 송남휴게소 → 봉곡사

글=김두식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 doobi@buddhapia.com
2006-09-09 오후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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