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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아크릴사 수세미’랍니다. 흔히 ‘환경수세미’라고도 불러요. 저만 있으면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릇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요즘 환경을 생각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제 인기가 최고랍니다.
저는 100% 아크릴사를 코바늘로 떠서 만든 것입니다. ‘아크릴사’란 용어가 생소하시다구요? 아크릴사는 일본 모토히로사가 개발한 화학섬유랍니다. ‘화학섬유’라고 해서 환경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세균도 거의 번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름을 흡수ㆍ분해하는 성질 때문에 세제 없이도 설거지를 깨끗하게 해줘 ‘친환경재료’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접시나 그릇 등을 닦는 설거지에는 물론 물때가 낀 주방 싱크대나 타일, 욕실 세면대나 욕조의 찌든 때를 닦는 데도 쓰인답니다.
어떠세요? 만능 살림꾼인 저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제가 살짝 노하우를 알려 드릴게요.
우선, 색색의 아크릴사와 코바늘을 준비하세요. 아크릴사는 50g 한 뭉치에 1000~1500원, 코바늘은 크기에 따라 500~1000원이면 살 수 있어요. 50g 실 한 뭉치면 수세미 3~4개는 너끈히 만들 수 있답니다.
요즘은 다양한 도안들이 나와서 꽃잎 모양이나 동물, 과일 모양 수세미 친구들도 있어요. 이 친구들은 너무 예뻐서 부엌이나 욕실에 걸어놓으면 장식도 된답니다. 코바늘뜨기가 서툴다면 그냥 동그라미나 네모 모양으로 떠도 좋아요. 수세미는 조금 성글게 짜야 손에 쏙 쥐어지고 음식물 찌꺼기도 끼지 않아요. 참! 고리 만드는 것도 잊지 마세요. 사용 후 물기가 잘 빠지도록 걸어서 말려야 하거든요.
코바늘뜨기를 못 하신다고요? 요즘은 동네 수예품점이나 환경단체에서도 제 친구들을 만들어 팔고 있답니다. 1개 1000원 정도면 살 수 있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으니 너무 경제적이에요. 불교환경연대(02-720-1654)나 시민모임 맑고향기롭게(02-741-4696)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답니다. 코바늘 뜨는 법은 동네 수예점이나 십자수전문점에서 10분 정도면 배울 수 있으니 직접 도전해 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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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제가 본격적인 활동을 할 차례네요.
우선 저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주세요. 그리곤 그릇을 닦아 보세요. 세제를 쓰지 않아도 잘 닦이죠? 많은 사람들이 세제를 쓰지 않으면 그릇이 잘 닦이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써 보시면 알거에요. 제가 얼마나 세척력이 뛰어난지. 단 동물성 기름이 묻은 그릇일 경우에는 휴지로 기름을 한 번 닦고 세제를 아주 조금만 써서 닦으면 된답니다.
그릇을 닦을 땐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마세요. 미지근한 물로 그릇을 헹궈내면 효과는 두 배죠. 컵이나 유리잔을 닦는 용, 밥그릇ㆍ국그릇 닦는 용, 냄비나 프라이팬 등을 닦는 용으로 따로 마련해두고 써도 좋답니다.
다 쓰고 나서는 물기를 꼭 짜서 싱크대 수도꼭지나 고리에 걸어서 잘 말려주세요. 제가 많이 더러워졌다면 소량의 주방세제나 비누로 빨아서 햇빛에 말려주세요. 표백제에 담그시면 제가 탈색돼서 보기 싫답니다.
아주 오래 아껴주신 덕분에 제가 많이 낡거나 헤졌다면 현관 신발장 옆에 걸어두었다가 구두를 닦는 용도로 쓰세요. 거실 유리창이나 현관 바닥의 더러움도 깨끗이 제거해드릴게요. 그럼 이제 전 불자 가정 곳곳으로 찾아가렵니다. 주방에서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