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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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사찰서 만나다]③김순경 (주)새한텅스텐 회장
이익금 10% 사회로 회향
최근 사찰경영이 관심을 모을 만큼 불교와 경영, 경제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1980년대 등장한 불교경제학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같은 시도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기업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성과나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 CEO의 경영철학이 기업성공의 핵심요소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에 불교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불교경영을 구현하고 있는 김순경 (주)새한텅스텐 회장을 만나 불교경영과 불자CEO의 역할, 경영활동의 사회적 회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육안 밝혀 심안 뜨게 하리"
김순경 새한텅스텐 회장의 집무실에는 성철 스님 월운 스님 등으로부터 받은 휘호가 걸려 있다.
국내 처음으로 텅스텐을 소재로 한 필라멘트를 개발한 (주)새한텅스텐. 텅스텐을 이용한 광원은 기존의 필라멘트 보다 적은 전기로 더 밝고 강력한 빛을 선사했다. “육안(肉眼)을 밝혀 심안(心眼)을 뜨게 하겠다”는 김순경(78·법명 돈오) 새한텅스텐 회장의 서원의 힘이었다. 이는 곧 창업정신이기도 했다.
김순경 회장은 젊은 날 개신교의 절대자에게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그에게 절대자의 섭리는 길을 열어주지 못했다. 해답을 준 것은 철학적 근거가 명료한 불교였다. 김회장은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의 인가를 받아 수락산 내원암에서 법사로 활동했다.
“불교가 너무 좋아서 법사가 되어 사람들을 부처님법을 말했지만, 마음의 눈을 뜨이게 하지 못했어요. 어느 순간 이것은 스님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재가불자인 나는 육안을 밝혀 심안을 뜨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시작한 것이 지금의 새한텅스텐입니다.”
김회장의 경영은 사람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형이상학적 요소를 가미한 불교경영이라 일컬을만하다.
“저라고 왜 돈 욕심이 없었겠습니까. 그런데 돈 욕심을 버리고 나니 어떤 사업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일하는 사람 모두가 행복하도록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교경영이 아닌가 나름대로 정의해 보았습니다.”

◇이익금 직원·사회에 회향
김회장은 불교에서 얻은 경영철학을 이익금 환원으로 실천했다. 국내에서 성과급제도가 소개되기도 전이었던 1977년, 이미 새한텅스텐(당시 새한공업사)에서는 영업이익을 종업원에게 돌리는 성과급 이익배당제도를 실시한 것이다. 오늘의 새한텅스텐을 일굴 수 있었던 힘도 이 제도에서 나왔다.
“성과급제도는 단지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작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과급 이익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돈 흐름을 투명하게 해야 하지요. 경영이 투명해지고 종업원은 일한 만큼 벌어가니 회사가 어려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김회장이 성과급제도를 시행한 데에는 선진경영의 측면도 있었지만, 그의 불교관이 더 큰 작용을 했다. 사장부터 가장 낮은 직급의 직원까지 모두가 평등한 존재라는 부처님법을 실천하는 불자였기 때문이다. 여느 회사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직원복지 여건을 갖춘 것도 불교경영의 방편이다.
필라멘트 생산공정을 설명하고 있는 김순경 회장.

김회장의 대중을 위한 경영은 이익을 고루 배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익금의 10%는 반드시 중생을 위해 회향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한번도 빠짐없이 실천했다. 직원들은 김회장의 이 같은 경영원칙을 적극적으로 따랐다. 새한텅스텐과 새한마이크로텍 직원들의 책상에 불교서적이 유난히 많은 이유도 김회장의 불교경영에 감명을 받은 탓이다. 직원들은 김회장의 법명을 딴 사보 ‘돈오’를 자발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아무리 회사업무가 바쁘더라도 매주 화요일 전직원은 교양강좌에 참석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일 잘 하는 사람 보다 ‘된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된 사람’이 아니었더라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된 사람’이 되라는 것이지요.”

◇김순경 회장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순경 회장은 1977년 첨단광원소재 산업체인 (주)새한텅스텐을 창업했고, 1999년 나노테크 기술업체 (주)새한마이크로텍을 설립했다. 불교와 인연이 깊어 수락산 내원암에서 법사로 활동했으며, 오랜 기간 내원암 신도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새한텅스텐·새한마이크로텍 회장, 봉선사 신도회 총회장, 구리문화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글=박봉영 기자·사진=고영배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6-09-07 오전 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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