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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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이 좋을까 선식이 좋을까
"소화기 약한 사람에게는 선식 좋아"
바쁜 현대인들의 아침 식사로 생식(生食)과 선식(禪食)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거르자니 허전하고 챙겨 먹자니 번거로운 아침식사. 바쁜 현대인들의 아침식탁에 생식(生食)이나 선식(禪食)이 오른 지 오래다. 우유나 물에 타서 간편하게 먹는 생ㆍ선식은 영양이 우수한 반면 칼로리는 낮아 건강식이나 다이어트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예로부터 스님들의 ‘건강비법’으로도 꼽히는 생식과 선식의 차이는 무엇이고 섭취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 생식과 선식, 어떻게 다를까?
생식은 각종 곡물을 동결 건조한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영양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하 40도 이하에서 얼려서 건조한다. 생식 재료로 주로 쓰이는 현미에는 쌀겨와 배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고 열을 가하지 않아 곡물이나 채소가 가지고 있는 효소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선식은 곡식이나 야채를 열풍 건조한 것으로, 엄격히 말하면 ‘화식(火食)’이라 할 수 있다. 흔히 ‘미숫가루’라 부르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선식은 불가(佛家)에서 수행을 할 때 머리를 맑게 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곡식을 볶고 갈아서 먹었던 데서 유래한다. 최근에는 수행에 도움을 주는 사찰음식을 통칭해 ‘선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 스님들의 생식
생식은 각종 곡물을 동결 건조한 것을 말하고 선식은 곡식이나 야채를 열풍 건조한 것을 일컫는다. 체질에 따라 자신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삽화=박구원
생쌀과 솔잎, 콩가루 등으로 생식했던 구산 스님은 느릅나무 뿌리를 즐겨 먹었다. <동의보감>에는 느릅나무 뿌리가 소화기 계통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직장궤양, 암 등에 효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근대 선(禪)의 중흥조인 경허 선사의 상좌 수월 스님은 생쌀과 황정, 칡뿌리, 풋콩, 솔잎으로 생식을 했다. 칡은 고혈압과 기침을 치료하는 데 좋을 뿐 아니라 신경안정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대 한국불교의 고승인 성철 스님 역시 생식으로 건강을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철 스님이 즐겨 먹었던 것은 솔잎. 스님은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에 백팔참회를 하고 솔잎가루, 불린 검은콩, 김 몇 장, 밥 한 숟가락으로 된 소량의 무염식(無鹽食) 공양을 들었다.
약선식연구가 정세채 교수(경북바이오산업대)는 “생식은 재료가 가진 영양소가 거의 손실되지 않아 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며 “생식과 선식은 건강식일 뿐만 아니라 정신을 맑게 유지하고 총명하게 돕는 지혜식이자 도를 이루기 위한 수행식의 의미까지 담겨 있다”고 말한다.

▷ 생ㆍ선식 만드는 법
생식에 쓰이는 재료로는 현미 콩 옥수수 등의 곡물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 표고버섯ㆍ영지버섯 등의 버섯류, 양배추나 사과 등의 채소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자신이 원하는 재료를 선택한 후 재료를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꺼내 헹군 뒤 바람이 잘 드는 곳에서 말린다. 건조되면 분쇄기를 이용해 가루로 만든다. 전문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급속 동결처리 해 영양소 손실이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선식을 만들 때는 찹쌀, 보리, 현미, 율무, 검정깨, 들깨, 콩 등 7가지 곡물이 들어간다. 여기에 호두나 밤 등의 견과류나 사과, 호박, 다시마 등을 섞기도 한다. 재료를 방앗간에 직접 가지고 가 빻거나 백화점, 마트 등에서 곡물을 골라 그 자리에서 빻을 수도 있다.

▷ 주의할 점
몸에 좋다고 무턱대로 생식이나 선식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소화기가 약하거나 배가 너무 찬 사람, 손발이 차갑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의 경우 생ㆍ선식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은 생식보다는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선식이 낫다. 생식의 경우 곡식류의 껍질에 포함된 ‘셀룰로스’라는 섬유소가 소화를 방해할 뿐 아니라 ‘피친’이라는 성분이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소화불량, 설사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정 재료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인지도 꼼꼼히 다져봐야 한다.
생ㆍ선식은 다양한 영양소를 간편하게 섭취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1회 섭취 칼로리가 150㎉에 불과해 영양이 부족할 수 있다. 하루 한 끼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섭취 후 물을 충분히 먹어 주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생ㆍ선식 업체가 난립함에 따라 중국산 재료가 국산으로 둔갑하거나 유통기한을 속인 제품,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사용한 제품들이 적발되기도 한다. 특히 생식의 경우 날 것을 그대로 먹기 때문에 무농약, 유기농 재배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판제품의 경우 믿을만한 업체의 제품을 성분과 원산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한다. 직접 곡물을 구입해 방앗간이나 백화점 마트 등의 선식업체에서 직접 빻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9-07 오전 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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