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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문을 연 서울 가회동의 ‘강마다 뜨는 달’은 지허 스님(금둔사 주지)의 차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찻집이다. 2004년까지 선암사에 머물며 우리 전통차를 연구해 온 지허 스님이 금둔사로 자리를 옮긴 후 만들고 있는 ‘천강월 잎차’를 선보인다.
가회동 헌법재판소를 지나 100m쯤 걸어 올라간 후 골목길로 들어서면 ‘강마다 뜨는 달’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자그마한 한옥을 볼 수 있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서면 마당에 핀 꽃들과 조용한 차실이 반긴다. 주말이면 지허 스님의 차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인 ‘차사모’ 회원들이나 사찰 청년회 회원들이 모여 차를 마시고 참선을 하기도 한다. 인사동이나 북촌 한옥마을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도 편안한 분위기에 끌려 들어와 차를 마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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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다 뜨는 달’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석(33)씨는 “관광명소임에도 우리 전통차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차실을 열게 됐다”며 “언제든 찾아와 편안하게 차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허 스님이 직접 만든 녹차와 생강차, 모과차 등이 준비되어 있다.(02)742-3337
조계사 근처 수송동의 두산 위브 파빌리온 2층에 문을 연 초의차명상원(원장 지장)은 해남 일지암 주지 여연 스님의 ‘반야차’를 만날 수 있는 곳. 여연 스님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초의차명상원은 차명상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30여 평 규모의 명상원은 점심시간이나 강의가 없는 시간에 찾아가면 한적하게 차를 마실 수 있다. 관심 있는 사람은 차명상 프로그램에 참가해 볼 수도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불교관련 단체 활동가들도 자주 찾고 모처럼 서울을 찾은 스님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지장 스님은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명상에 잠겨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02)733-7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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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 스님의 제다법으로 다양한 국산 발효차를 개발, 보급하고 있는 지리산 명차원은 서울 인사동에 매장을 마련했다. ‘매장’이라고는 하지만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인사동에 들렀다가 차 한 잔 마시러 찾는 사랑방이다. 용운 스님이 제다한 녹차는 물론 발효차인 고월명차와 금황녹차, 유자녹차와 월계수녹차 등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용운 스님의 강의 녹음테이프와 저서도 판매한다. (02)722-1060
인사동 초입 관훈동에 자리 잡은 불교전통문화원은 전남 보성에서 반야다원을 일구고 있는 선혜 스님이 운영하는 차실. 87년 문을 연 이후 20여 년 간 석정원 차회 차인들을 길러낸 산실이자 다양한 차문화 강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길을 지나가 유리 장식장에 가지런히 진열된 다구들이 신기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다. 이들에게도 따뜻한 녹차 한 잔 건네며 우리 차문화를 알리는 인심 넉넉한 곳이다. 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전통 차문화는 물론 중국 차문화와 다례 등의 강좌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02)732-2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