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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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안에 불법건물 ‘버젓이’
논산시, 개태사지 복원 위해 매입후 관리 안해
1983년 충청남도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된 개태사지. 고려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초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개태사지는, 당국의 관리소홀과 무관심 속에서 사적지 내 불법 용지 개발과 현상변경 절차를 무시한 건물 증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태사지 안에는 현재 당국의 허가 없이 임의로 증축된 ‘왕건영전 개태사지’라는 사찰이 있다.
이 사찰은 2001년도부터 개태사지 내에 있는 강동훈 스님의 가옥(나대지 포함해 약 1100평)을 사용하고 있다. 논산시는 ‘개태사지 발굴·복원사업’ 일환으로 2003년 11월과 2004년 7월 2차에 걸쳐 원소유자인 강동훈 스님으로부터 이 땅을 모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왕건영전 개태사지 주지 해산 스님은 2002년 현상변경절차를 무시하고 사찰을 증축했으며 포크레인과 중장비를 동원해 나대지 1000평을 허가 없이 개발해 밭으로 만들었다. 개발과정에서 나온 주춧돌 등은 사찰 주변에 돌탑과 축대를 만드는데 사용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된 개태사지 내에서 불법으로 건물을 증축하고 주변의 주춧돌로 탑과 축대를 쌓아 사적지를 훼손한 왕건영전 개태사지.

개태사지 인근에 위치한 천불사 주지 성원 스님은 사찰 수행 환경과 문화재 보호를 무시한 채 개발을 하고 있는 ‘왕건영전 개태사지’ 행위에 대한 민원을 문화재청과 논산시에 수차례 제기했다. 하지만 당국은 한차례만 공문을 보내 ‘원상복구명령’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만 내린 상태다.
문제는 2004년 ‘개태사지 발굴·복원사업’ 명목으로 ‘왕건영전 개태사지’ 대지를 매입한 논산시가 매입과 동시에 거주자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철거토록 규정하고 있는 관계법령도 어긴 채 여전히 그곳에서 종교활동을 하도록 묵인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문화재보호와 매입에 관한 결재는 시장의 최종 결재를 거쳐야하는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담당국장 선에서 전결처리 된 것으로 파악됐다.
논산시 관계자는 “해당 사찰에서 당초부터 문화재 영향 여부 검토나 건축변경신청 등을 관할관청에 신고·승인 후 현상변경과 개발을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테지만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이라 스님이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한 것 같다”며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사안은 사법처리가 원칙이지만 현실상 행정경고처분명령이 오랜 관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적지 매입 후 주거인의 즉시(강제) 이주와 가옥의 즉시(강제) 철거가 원칙이지만 당시 도의적인 차원에서 행정대집행을 할 수 없었다”며 “조속히 이주통고 공문을 발송해 이주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김동현 문화재위원은 “지정문화재의 보호구역 안에서 현상을 무단변경(증·개축)하는 것은 문화재보호법 제89조 ‘무허가 행위 등의 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문화재 훼손은 큰 죄가 아니겠지’라는 의식과 행정당국의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화재보호법의 목적을 훼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개태사지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있는 개태사 주지 양산 스님도 “2011년에 개태사지 발굴·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더라도 ‘왕건영전 개태사지’의 무분별한 개발로 이미 훼손될 대로 훼손된 사적지에 대해 뒤늦게 복원 계획을 세운 당국의 행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라며 당국의 안일한 사적지 관리를 비판했다.
양산 스님은 또 “하루 빨리 개태사지내 불법건축물을 철거해 개태사지가 불교문화사적지로서의 면모를 되찾기 바란다”며 안타까워했다.
개태사는 고려의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평정한 후 국가의 안녕과 중흥을 빌기 위해 건립한 국찰로 임진왜란때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00년대에 새로 새운 개태사 경내에는 개태사지 석불입상(보물 제219호)과 개태사지 5층석탑(충남문화재자료 제247호), 개태사 철확(충남민속자료 제1호), 석조(충남문화제 자료 제275호) 등이 남아있다.
또한 상방산의 한 암자에도 개태사지 터에 있었던 석조불좌상 1구가 안치돼 있었고 이곳에서 출토된 청동제 반자는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논산/글·사진=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2006-09-06 오전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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