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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조명 아래 관세음보살로 분한 23명의 무용수가 무대에서 환상적인 천수관음을 만들어낸다. 여느 공연 모습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23명의 무용수는 모두 청각장애인. 지난 1987년 결성된 중국의 ‘중국장애인예술단’의 이야기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30여개국을 돌며 공연을 해온 중국장애인예술단이 9월 3~5일 장충체육관에서 ‘My Dream’ 공연을 한다. 청각장애인의 천수관음 공연 외에도 정신지체장애인의 교향악단 지휘, 신체장애인의 얼후(중국 현악기의 일종) 독주 등 다양한 무대가 준비된다.
2004년 한국에서 첫 공연을 가졌던 중국장애인예술단의 두 번째 한국 공연은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휠체어 스포츠 댄서 김용우, 영혼의 소리 홀트 합창단 등 한국 장애인 예술인들과 함께 한다.
중국장애인예술단은 34명의 장애인 단원과 비장애 단원 등 총 60명으로 구성됐다. 덩샤오핑 중국 전 국가주석의 장남 덩푸팡이 단장을 맡고 있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외국 방문시 동행해 대통령과 수상 등 외국 정상들에게 중국의 장애인 복지와 문화 수준을 선보여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공연을 관람했던 빌 클린턴 前 미국 대통령은 “우리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고정관념을 인식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카네기 홀 관계자는 “중국장애인예술단의 독특한 예술성 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적인 면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민간 외교관 역할도 함께 수행해온 중국장애인예술단이 공연을 하는데는 비장애 예술인들보다 몇 배 이상의 노력이 들었다. 공연자 한 사람당 두 명의 특수무용가가 붙어서 장애 조건에 맞게 연습을 했다. 청각 장애인에게는 세세한 동작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시각 장애인에게는 청각 신호를 보내 박자를 익히게 했다. 이런 노력 덕에 중국장애인예술단의 일정은 내년까지 빡빡하다.
“불행히도 내가 청력을 잃었지만 나는 행복하다”는 중국장애인예술단의 주전 무용수 태려화는 “중국장애인예술단은 어디에 가서든지 따뜻하게 환영받고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중국장애인예술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애를 넘어 그들이 가진 장점을 예술로 승화시킨 중국장애인예술단의 공연은 장충체육관 공연 외에도 9월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천과 6일 오후 용인 에버랜드에서 두 차례 더 펼쳐진다. (02)724-2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