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배관성 패션밸리 청대문 대표이사에 이어 두번째로 이영숙 코모도호텔 대표이사 회장을 서울 조계사에서 만났다. 이영숙 회장은 호텔업계를 대표하는 여성CEO이다.
◇“부처님은 나의 판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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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회장은 경영상황이 좋지 않던 1984년 대표이사를 맡아 특유의 성실함으로 호텔을 정상화시키고 나아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뿐만 아니라 부산 서라벌호텔과 경주 웰리치조선호텔 인수를 차례로 성사시키면서 여성을 대표하는 CEO로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참으면서 성실하게 일하다보면 잘 해결된다는 신념으로 호텔을 경영하다보니, ‘이것이 불교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것도 이기영 박사로부터 불교를 공부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거에요.”
이영숙 회장이 새롭게 알게 된 또 한가지는 독실한 불자였던 친어머니와 시어머니가 자신에게 불교를 참 많이 가르쳐주었다는 점이다. 이회장은 두 어머니가 절에 가끔 데려가면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불교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여겼다. 제 식구도 먹을 것이 넉넉지 않은데도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찰불사에 동참하는 두 어머니의 모습은 때로 못마땅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불교를 공부하면서, 두 어머니가 말로 하지 않았지만 몸소 행으로 보여준 모습이 불교였음을 알게 됐다. 이는 20여년간 부산불교신년하례와 운전기사불자회의 장소·음식공양을 해 온 원동력이 됐다.
“지금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순간에는 항상 부처님께 ‘이럴 때는 제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하고 묻고 108배를 올립니다. 그 때마다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준 부처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아요.”
◇최선 다하는 성실함이 중요
이영숙 회장의 경영 노하우는 사람을 다루는 테크닉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 코모도호텔의 200여 직원들이 이회장을 어머니처럼 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크닉의 핵심은 칭찬과 배려, 직원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CEO의 자세다. 직원들에게 절대로 꾸지람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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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코모도호텔의 사훈인 성실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23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직접 실천했고, 또한 직원들이 지녀야할 으뜸의 자세로 요구했다. 성실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이룬다는 신념은 이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직원들이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성심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보다 값진 것은 없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칭찬과 격려로 다시한번 힘을 북돋아줘야지요. 노력하는 과정은 제쳐두고 좋은 결과만 평가하는 경영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이영숙 회장은 경영진과 직원이 서로 신뢰하고 함께 호흡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경영이 불자CEO가 추구해야할 경영으로 제시했다. 회사도 사람과 사람, 관계와 관계, 작용과 작용이 얽혀있는 작은 인드라망이기 때문이다.
◇이영숙 회장은
193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이영숙 회장은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하고 1982년 코모도호텔 이사로 경영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부산불교신도회 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코모도호텔 대표이사 회장, 부산 상공회의소 부회장, 불교여성개발원 부산지원장, 여성경제인협회 명예회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