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입법인 고려율은 불교의 평등사상을 바탕으로 성립된 법규정이다."
한성대 연정열 명예교수는 ‘고려율과 불교의 평등사상’이라는 논문을 통해 ‘2008년 개정되는 호주제는 불교의 평등사상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라고 주장해 불교계와 법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고려시대 고려율은 당나라의 율법에 영향을 받았지만 불교의 평등사상을 바탕으로 성립된 입법규정으로 당율과 구분되는 고려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다”고 밝히고 있다.
논문에 나타난 고려율 전문 71조 내용 중 △남ㆍ여 균분 상속 △과부의 재혼 허용 등의 조항이 그 예다.
이에 대해 연 교수는 고려의 통치 이념인 훈요십조 중 ‘고려의 입법과 대업은 반드시 불교의 힘을 입지 않으면 안된다’는 내용을 예로 들며 고려율이 불교사상에 근거했다는 입법배경을 제시했다.
연 교수는 “당시의 신분제도나 여성이 남성 종속적인 지위에 불과한 시대상황을 감안한다면 고려율은 획기적인 법”이라며 “불교의 평등사상 특히 남여에 대한 비차별적 사상이 고려율에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 교수는 또 “불교의 평등사상을 입법규정으로 담아낸 고려율은 자유ㆍ평등ㆍ박애를 제창하며 1789년에 성립된 인간과 시민에 대한 제권리의 효시인 프랑스 인권선언에 버금가는 법규정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