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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평 법당 해체보수, 4년으로도 부족?
안성 석남사 영산전 천막속 방치
'보물' 뜯어놓고 완공은 '부지하세월'
80%이상 공사가 완료됐다는 안성시 관계자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공사자재로 가득 채워진 안성 석남사 영산전 내부

가설 덧집으로 덮인 영산전의 모습

경내 한편에는 공사 폐자재가 쌓여있다.

해체보수 공사를 위해 가설한 덧집이 흉물스럽게 안성 석남사 영산전(보물 제823호, 12평)을 덮고 있다. 석남사 신도들은 참배할 공간은 물론 예전의 영산전 모습을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영산전 주변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자재며 산더미처럼 쌓인 깨진 벽화와 기왓장들이 그동안의 공사현황을 묵묵히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2003년 3월 안성시청에서 해체보수를 위해 법당을 해체한 후, 지금까지 거의 방치돼 있는 영산전의 모습이다. 석남사 측은 영산전 해체보수 공사로 인해 사찰 수행환경 저해는 물론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네 번이나 못 치른 데 따른 피해상황을 문화재청과 안성시에 수차례 항의했다. 하지만 이들 관할청들은 예산집행과 현상변경 절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여전히 ‘늑장행정’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석남사 장일 사무장은 영산전 공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문화재 보수에 앞서 충분한 조사가 미흡했고 이후 신속한 행정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공사는 영산전 기와를 교체하기 위해 2003년 3월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막상 기와를 걷어보니 건축물 내부가 심하게 부식·훼손돼 있어 전체 해체보수 공사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2003년 10월부터 영산전 해체보수공사가 진행됐다. 그 후 안성시는 2년이 지나고 나서야 추경예산을 통해 문화재청으로부터 2억원의 긴급보수 지원예산을 지급받았다. 서둘러 진행됐어야 할 공사가 두 해가 지나도록, 우천에 대비한 보호 장비 하나 없이 방치된 것은 관할관청의 늑장대응의 결과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재청과 안성시 관계자는 “현행 문화재 보수에 대한 예산 승인과 현상변경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이라 공사가 길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며 “석남사 영산전 해체보수 공사의 경우도 처음부터 확실한 예산집행과 현상 변경 승인 절차를 밟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테지만 지금의 문화재 보수 시스템상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성시청 관계자는 또 “현재 석남사 영산전은 지붕과 벽면 공사를 포함해 80% 이상 완료된 상태며 단청 공사를 위해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 및 설계심사 승인 신청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일 사무장은 “현재 공사가 중단된 지 한달이 넘었고 공사완료 기간인 올 9월까지 우천에 대비한 안전장치 하나 없이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될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장 사무장은 또 “올 9월에 공사가 끝나더라도 전년도 추경예산 항목에서 누락된 단청비 1억원은 2007년도 예산으로 반영돼 있어 예산승인이 결정되고 단청공사를 마치려면 앞으로 2년은 더 걸릴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석남사 회주 정무 스님도 “하루 빨리 영산전이 제 모습을 되찾아 신도는 물론 사찰을 찾는 관람객들의 올곧은 수행과 신행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안타까워했다.
글·사진=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2006-08-27 오전 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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