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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원각사에서는 8월 11일부터 ‘재가불자 신행생활,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오는 9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 열띤 논강이 열린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형태의 법회에서 벗어나, 청중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불교를 역동적인 실천의 장으로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신선하다.
또한 부산의 현대불교연구원에서는 8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 재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강 형식의 논강을 통해 불교의 다양한 사상을 보다 심도있고 체계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불교대학 및 불교관련 학회의 꾸준한 발전,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토론문화의 활성화에 힘입은 바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으로 부처님의 ‘문답을 통한 대화’의 교화 방식에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뜻 깊은 재가논강이 뿌리를 깊이 내리고 많은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선 다음 두 가지 사항에 유념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선 참여대중의 문제다. 우리는 대개 어떤 행사든 가급적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논강의 성격과 취지를 고려한다면, 너무나 많은 대중이 참여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
참여대중을 선별하여 적정한 규모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 대신 논강에서 주고받은 내용들은 정확하고 상세하게 정리하여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논주와 강사가 많을 경우, 불교의 특정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첨예한 문제에 대해서는 논주들끼리 먼저 토론을 하여 어느 정도 의견 조정을 하는 방법도 생각해 봄직하다. 아무튼 지방의 재가논강 소식이 기복불교의 흐름을 지식불교의 흐름으로 바꾸어 불교의 진면목을 회복하고 포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