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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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가난한 땅 아프리카, 그리고 불교
동봉 스님의 아프리카 포교記
경기도 광주 ‘우리절’ 주지였던 동봉 스님. 10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일군 ‘우리절’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른 스님에게 넘기고 지난해 8월 아프리카에 한국불교를 전하러 갔던 스님이 일시 귀국, 본사에 아프리카 포교 체험담을 보내왔다. 스님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산자락 마랑구에서 포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편집자주]
사진제공=김민아

사진제공=김민아

지난 4월 중순경, 킬리만자로 산자락. 한국불교인으로서는 최초로 구입한 마랑구의 법당부지 풀밭에서 20대 중반의 몇몇 젊은이들이 내게 물었다.
“들은 바에 따르면 불교는 무신론이라면서요? 다시 말해서 신을 부정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나는 젊은이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며 ‘아프리카에도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이 있구나’ 하면서 매우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나는 대답했다.
“불교는 무신론도 아니요 신을 부정하지도 않네. 다만 신을 말하지 않을 뿐이네. 그 대신 오직 인간(중생=부처)의 소중함만을 얘기하지.”
그러자 그들은 어떻게 종교가 신은 말하지 않고 오직 인간만을 얘기하느냐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우선 결혼은 했는지, 자녀는 몇이나 두었는지를 되물었다. 그들은 모두 일찍이 결혼을 했고 사랑하는 자녀들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가며 물었다.
사진제공=김민아

사진제공=김민아

“가령 태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고 큰물이 범람한다고 치세. 그리하여 자네들이 그토록 신봉하는 하나님과 그토록 사랑하는 자녀가 함께 큰물에 떠내려가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면 자네들은 누구를 먼저 건지겠는가?”
그들은 한 참을 생각하더니 “참된 신앙인으로서 본다면 하나님을 먼저 구해야겠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부딪친다면 글쎄요. 아무래도 제 아들딸들을 먼저 건질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솔직한 대답이라 여겼다. 내가 말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신을 말하지 않고, 다만 사람의 소중함만을 얘기하는 것이라네. 왜냐하면 사람이 곧 부처이고, 하나님이라 보기 때문이지.”
그들은 내 얘기를 듣고 나서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직까지 그 어떤 종교에서도 이와 같이 말한 적은 전혀 없었다면서 말이다.
킬리만자로 산자락에 위치한 마랑구 법당 부지의 한 나무 아래에서 동봉 스님과 아프리카인들이 좌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민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과 전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으로 얘기한다. 그러나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당신은 종교를 갖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누구나 다 기독교든 무슬림이든 아니면 무속이든 반드시 그 어딘가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의 종교는 무엇인가?’ 라고 묻는 것이 보다 정확한 물음이다.
그리고 그 모든 종교는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신을 믿고 신에 속한 종교로서 자기 내면에서 부처를 구하고 마음을 닦으며 사람을 으뜸으로 가르치는 불교와는 전혀 다른 종교다. 아니, 어쩌면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의 모든 종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즉 불교와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모든 종교로 얘기할 수 있다. 만일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신보다 우선하는 자가 바로 사람이다”라고 한다면 그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사진제공=김민아

아프리카는 참으로 거대한 대륙이다. 이 지구상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대륙이 바로 아프리카다. 이 아프리카는 53개 나라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인구가 9억2400만 명이고 앞으로 2050년이 되면 10억 이상의 인구가 늘어 19억 9400만 명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지구상에서는 3초마다 한 사람씩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를 계산해보면 4년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가는 것이다. 그것도 대부분 아프리카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이뿐이랴. 에이즈와 말라리아 풍토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은 부유하고 지위가 높고 많이 배워 더 이상 아쉬울 게 없는 사람들의 교화도 포함하기는 하겠지만, 보다 큰 뜻은 헐벗고 가난하고 핍박 받고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아주 미약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불교, 즉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간학이요 생명학이며 자연에 관한 학문이다.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이며, 생명은 왜 소중한 것이며 자연환경은 왜 잘 보존되어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학문이다. 그리고 불교는 매우 현실적인 종교로 현세에서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정신적으로 아름다운 나라(불국토)를 건설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김민아

그렇기 때문에 불교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넉넉하고 부유한 나라에도 보급되어야겠지만 오히려 아프리카처럼 한없이 순수하면서 또한 한없이 가난한 나라에 더욱 필요한 종교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프리카에 불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스리랑카불교사원을 비롯하여 미얀마, 태국, 중국불교사원 등이 있다고 한다. 한국불교로서는 최초로 한국사찰을 짓고 한국불교학교를 세우려는 나라,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수도 다렛살람에는 스리랑카불교사원이 시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데 주로 명상과 쿵푸를 지도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잠재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한국불교의 계율사상과 한국불교의 선사상은 세계 어디에 내 놓더라도 자랑스럽다. 그런데, 아프리카! 그토록 거대한 대륙에 적어도 2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가 아직까지 한 발자국도 내딛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정말이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동봉 스님 |
2006-08-19 오전 9:40:00
 
한마디
우리 어법에 맞는 표현을 씁시다. 수능시험의 언어영역 60 문제중 1/4 가량이 어법 문제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적어도 고등학생이라면 우리 어법에 틀린 표현을 보면 식상해 합니다. 우리 말에 맞는 어법을 씁시다.
(2006-09-22 오후 10:38:13)
90
아프리카에 한국불교를 전하러 갔던 일시 귀국한 스님이 본사에 아프리카 포교에서 겪은 체험담을 적어왔다. 스님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산자락 마랑구에서 한국불교를 현지인들에게 전해오고 있다. 편집자주를 쓰지를 말지, 써놓고 이렇게 틀리면 어떻게 합니까? "아프리카에 한국불교를 전하러 갔다 일시 귀국한 스님"으로 고쳐야죠. 그리고 "아프리카 포교에서 겪은 체험담을 적어왔다"는 표현도 어색하지않나요? "아프리카에서 겪은 포교체험담을 적어보내왔다"로...
(2006-08-19 오후 11: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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