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그리스에 시인들과 함께 갔을 때 그 곳 시인들이 당신네 나라 시가 있냐고 묻습디다. 있다고 했더니 그럼 당신은 당신네 나라시를 쓰냐고 묻는 거에요. 저는 당시 시와 시조를 모두 쓰고 있어서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전체적인 문단의 분위기는 그와 달랐기 때문에 부끄러웠습니다.”
이근배 세계민족시대회집행위원장(이하 위원장)은 왜 현대시조에 주목하게 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8월 12일 현대시조100년 고유제를 앞두고 만난 이근배 위원장은 “시인은 전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시조시인은 우리나라에만 있다”며 “우리나라 고유의 옷 한복, 고유의 음식 한식, 판소리 사물놀이 등 고유의 음악 국악이 있듯 우리나라 고유의 시ㆍ문학은 시조이기에 이것이 곧 문학한류”라고 강조했다.
현대시조 100년의 원년 근거가 된 대한매일신보에 ‘혈죽가’가 발표된 1906년을 찾기 위해 단국대 임성묵 교수 등 서지학자들의 연구가 뒤따랐다. 이와 함께 노래하는 시조에서 뜻으로 읽는 시조로 현대적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이 바로 ‘혈죽가’ 발표라는 것도 1906년이 현대시조 원년이 된 계기다.
이근배 위원장은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 학생과 교육자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과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고 보여주지 않는데 어떻게 시조를 쓸 수 있겠냐는 것. 시조하면 떠올리는 고시조가 아니라 상큼한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감성을 자랑하는 현대시조는 접할 기회가 없기에 대중화가 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고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점임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