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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해제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한국관광공사는 8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전남 비금도를 포함해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무더운 여름에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가족피서지라는 것이다.
더불어 비금도는 신안군 최초의 전통사찰 서산사(주지 근원)가 자리해 있어 ‘섬 속의 불교성지’로 최적이다.
목포항에서 비금도까지 100여리(54km). 흔히 바닷길이기에 망망대해를 생각하건만, 비금도 가는 길은 섬과 섬이 끝없이 이어져 마치 배타고 골목길을 헤집는 듯하여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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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사(西山寺)는 섬의 서쪽 선왕산(仙旺山)에 자리해 있다. 이 산은 해발 255m로 낮은 듯하지만 산 속에 들어들면 심산유곡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서산사로 들어서는 초입이 일품이다. 조금씩 다가설 때마다 기암절벽과 푸른 숲 사이에서 고찰의 자태가 열린다.
수백년 된 팽나무들이 사천왕마냥 당당하게 버티고 있고, 대웅전과 요사채, 5층 석탑, 약수터가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비교적 사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대웅전에서 바라보이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월평)과 푸른바다는 섬 속의 사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이다.
서산사의 최초 창건은 고려 말 우왕 1년(1390)으로 선왕산 뒤쪽 내월리였다. 섬의 특성상 물을 따라 몇 차례 자리를 옮겼다. 그 뒤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위축된 교세를 일으키기 위해 1898년 목포항이 개항되자 고서리 절골산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1920년 현재의 자리로 다시 옮겼고, 1989년까지 4차에 걸쳐 중창불사를 진행해 도량을 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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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형태는 섬이란 특수성에 따라 미타신앙과 토착적인 용왕 산신신앙이 복합되어 내려왔다.
주지 근원 스님은 21년 전 우연히 비금도와 인연이 맺어졌다. 사세가 빈약한 섬 사찰에 젊은 스님이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수행이었다. 그 힘으로 도량을 넓히고, 진입로를 포장하며 불사를 해냈다.
스님은 서산사를 ‘나한전 없는 나한도량’이라 소개한다. 선왕산이 그대로 나한도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금도와 인근의 여러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유일한 사찰이기에 나한전보다 요사채가 우선이었다. 이제는 요사채가 3동이나 되어 50여명 정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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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도에는 서산사 이외에도 명소가 많다. 하누넘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3시간가량 소요되는 선왕산 등산로, 이밖에 칠발도, 성치산성, 석장승, 내촌우실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드라마 촬영지로 이용된 ‘하트해변’과 자동차로 10리를 달릴 수 있는 월평해수욕장은 인기가 높다.
* 서산사(주지 근원): 전남 신안군 비금면 고서리 985-1 (061-275-4893)
* 찾아가기: 목포 여객선터미널(243-0116)에서 비금행 쾌속선(오전 7시50분·오후1시20분. 50분 소요)과 차를 실을 수 있는 차도선(오전 7시·오후1시·오후3시·2시간 소요) 이용. 8월 휴가철에는 수시운행. 선착장에서 버스이용시 서산마을에서 하차 후 선왕산 등산로 따라 걸어서 15분. 미리 사찰에 연락하면 사찰차량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