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불교인권위원회(위원장 진관)가 8월 1일 광복 61주년을 앞두고 양심수 전원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성명서에서 "현재 양심수로 분류된 사람들은 900여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사회권 확립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사회 화합과 분배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실현을 위해 양심수 전원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8.15. 광복61주년을 기하여 양심수를 사면, 복권하고 양심수를 즉시 석방하라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ㆍ농민ㆍ빈민ㆍ학생들의 투쟁성과로 출범한 정권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역사는 발전하고,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이념이 존중되며, 정당한 분배와 공평성이 보장되는 사회보장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민족의 희망인 조국통일을 이룩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FTA라는 새로운 국제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불행한 현실에 놓여있다. 더욱이 일본의 무력침략으로부터 벗어난 지 6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도록 미국과 일본에 대해 민족분단과 식민정책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커녕, 통일을 가로막고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가면서 새로운 식민지를 꿈꾸는 그들에게 동조하는 정부와 정치인들의 무능력함에 통탄을 금할 길 없으며,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바이다.

우리 민족은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났다는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전에 외세에 의하여 남북으로 나누어 졌고, 민주주의와 민족자존을 열망하는 학생들과 숭고한 선열들의 피의 대가로 이승만 독재를 몰아낸 그 정신을 바르게 지키지 못하여 오늘날까지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박정희 정권이 경제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무리하게 추진한 자본주의의 화려함 이면에는 지금의 ‘양극화문제’의 원인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어려움 속에서도 뜨거운 6월 항쟁을 시작으로 민주화를 이룩했고 ‘문민정부’를 거쳐 ‘국민의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양심수’를 만들어내어 감옥에 가두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노무현 정부는 과거 정권들이 ‘양심수’라고 가두었던 사람들의 정치ㆍ사회적 이념과 노력에 기초하여 탄생했으며, 우리사회는 그들의 투쟁으로 민주화를 이룩했고, 분배의 정의가 실천되는 복지사회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함과 동시에 조국통일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로 인하여 사회양극화는 점차 심화되고, 정권과 야합한 일부 자본가들은 여전히 민중을 착취의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권력은 언제든지 독재정치가 가능한 ‘국가보안법’을 원형 그대로 존속시켜 정치적으로 악용하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 7월 12일 현재 조사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76명의 양심수는, 국가질서를 위협하거나 체재전복을 선동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부분 노동자와 농민 빈민 학생들로서, 복지국가의 기본권이자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사회권확립’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양심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참여정부’의 노력과 상반되는 것이며, 사회복지국가를 넘어서 사회보장국가로 발전되어야 하는 국가발전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본다.

또한 2006년 5월 10일 현재 906명에 이르는 병역거부 양심수들을 가두어 놓기보다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익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한다. 이것은 첨단화되고 있는 군사장비와 전투기술의 반복습득 등으로 ‘징병제’ 보다 ‘모병제’를 채택한 군대가 전투력에서 앞선다는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우리사회도 모병제로의 전환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때가 왔음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은 국민의 의무로 이행되고 있는 만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대부분은 다른 역할을 통해서라도 병역의무와 버금가는 국가ㆍ국민적 기여에 대해 의무와 헌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국방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하여 젊은이들의 능력과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도 양심수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은, 사회를 다양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국가 권력이 무참히 짓밟는 것이고, 한 개인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하는 일이며, 개별적으로 연구되는 학문적ㆍ정치적 이념을 배척하는 동시에 선량한 국민들에게 공포를 조장하는 폭력으로서 국가의 독선에 무조건 따르라는 경고와 권력의 위협이 멈추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독재정권과 같은 독소조항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며 ‘참여정부’의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8.15일은 광복 61주년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광복인 조국통일은 오지 않고, 양심수라는 이름으로 감옥에 있거나 수배를 당한 이들이 있기에 ‘불교인권위원회’는 광복절을 맞이하여 사회적 화합을 이루고, 지난 과거가 만들어낸 아픔을 치유하며, 조국의 통일과 분배의 정의가 실천되는 사회를 구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노무현대통령과 참여정부와 여야 각 정당에 양심수석방 노력에 동참 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한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양심수석방과 수배자 해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자본의 논리로서 방해 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므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고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존엄성보장을 위해 노력하고자 출범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불교인권위원회’ 그 첫 번째 요구사항으로 8.15 광복절을 맞이하여 양심수 및 수배자 전원석방을 다시 한번 불교도의 이름으로 촉구하는 바이다.

불기2550년 8월 2일

사단법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