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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련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이하 대불어) 대구지구 김형중(44) 사무국장은 10년을 넘게 이 소임을 맡아온 인물이다.
90년대 초반 보현사 청년회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어린이법회가 와해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어떻게든 어린이법회가 단절되는 것을 막아보겠다고 나선 것이 인연이 됐다. 직접 어린이를 지도해 볼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어린이지도자를 물색하고 관심과 지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다보니 대구시내 어린이지도자들을 하나 둘 알게 되고 대구경북초중고지도자연합회까지 만들게 됐다.
당시 김형중 사무국장은 대구경북초중고지도자연합회 창립회원이면서 회장을 맡아 모임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러던 중 전국조직망을 짜던 대불어의 연락을 받고 대불어 대구지구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러나 대불어 대구지구의 활동은 미약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직 김형중 사무국장만이 홀로 버텼다. 대불어와 대구지역 어린이지도자 사이를 연결해주면서 대불어 대구지구의 명맥을 유지시켰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활동비를 주는 것도 아닌데 김 사무국장은 자비를 털고 황금 휴일을 고스란히 투자하며 대불어에서 나온 어린이포교 자료를 각 사찰에 일일이 전해주고 어린이지도자연수회 일정이 나오면 함께 동참할 것을 권했다. 또, 각 사찰이 언제 여름불교학교를 하는지 어린이들의 참여는 어떤지를 일일이 체크해 파악했다. 혹 어린이지도자들의 만남을 주선하게 되면 김형중 사무국장은 당연히 자신의 호주머니를 톡 털어야했다.
“그냥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했지요. 주위에선 저렇게 2~3년 하다 말겠구나 생각했구요.” 툭툭 내뱉는 김형중 사무국장의 말투에 우직함이 배어있다.
이젠 대불어 대구지구하면 김형중 사무국장을 모르는 이가 없다. 십년을 한결같이 자료를 모으고 챙겨온 덕에 대구지역 어린이 법회 자료는 다 가지고 있다. 문의가 들어오면 있는 자료 없는 자료 찾아다가 전해주는 열성파다.
그런데 김 사무국장의 이런 노력이 최근 결실을 맺는 듯 대불어대구지구가 변하고 있다. 김형중 사무국장이 10년을 홀로 활동하면서 간절히 바랐던 지역 어린이포교에 나서줄 스님을 찾았기 때문이다. 좋은 벗 풍경소리에서 어린이노랫말을 지었던 선용 스님(현풍포교당 주지)이 쾌히 대불어 대구지구를 맡아줬고 어린이포교에 필요한 교육을 겸한 지역어린이지도자모임을 시작한 것이 이유가 됐다. 이제 겨우 두 번의 모임을 가졌을 뿐인데 호응이 좋다. 매월 열리는 모임에 강사를 찾는 것도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모두 김 사무국장의 일이지만 그저 즐겁기만 하다.
“어린이포교는 1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당장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듯하지만 10명의 어린이 중 3~4명은 다시 돌아와 역할을 합니다.”
김 사무국장은 어린이 포교외에도 대구불교계의 궂은일은 도맡아하는 보살이다. (주)대구텍 프레스성형공으로 일한지 17년째. (주)대구텍에서 불자회인 석불회를 창립한 것도 그다. 11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이제 60명을 넘겼다.
그는 이제 대불어 대구지구도 부산처럼 조직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고민에 다시 빠졌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찰 주지스님들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하고, 어린이지도자들도 보다 책임있는 역할수행을 다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