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진성여왕과 당대 문장가였던 김위홍의 사랑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해인사(주지 현응)에서 칠월칠석(7월31일)을 앞두고 7월 29일 비로자나데이 축제가 펼쳐졌다.
끝나지 않은 장마로 오전 내내 흐린 날씨가 오후 들면서 굵은 빗줄기를 뿌려 주지스님과 행사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지만, 태양을 상징하는 비로자나 부처님의 광명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행사시작 두시간 전부터 하늘이 맑게 개이기 시작하더니 오후 7시 3000여 대중의 열렬한 박수 속에 본행사가 시작됐다. 김선우 시인의 축시가 낭독되는 동안 종정 법전 스님과 주지 현응 스님, 이명박 前서울시장 등 해인사 대중 스님들은 구광루 앞 회랑에 자리를 잡았고 신도들은 모처럼 대중들 앞에선 종정스님의 등장에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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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행사는 해인사 마당 특설무대에서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의 한복패션쇼로 막을 열었다. 신라의 왕과 왕비, 미녀들이 다시 환생해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한복의 자태를 뽐냈다. 붉은 노을이 지는 가야산, 관객들은 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각 시대를 상징하는 화려한 한복의 자태에 매료됐다.
인기가수 김종국의 열창이 이어졌다. 기도소리만 울려 퍼지던 해인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천년고찰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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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말’ ‘한남자’ ''사랑스러워'' 잇따라 부른 김종국은 “해인사는 어린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고향같은 곳”이라며 “해인사의 행사면서 가족의 일이라는 생각에서 주저 없이 달려왔다”고 말해 대중들의 환영을 받았다.
친숙한 불자 국악인 김성녀가 다음 무대에 올랐고, ''우리 소리''에 한여름 해인사의 밤은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