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3.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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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평론 여름호, '재가불교' 집중 진단
한국불교의 재가위상, 생활 속 수행 등 다뤄
‘재가자는 출가자보다 하열한가, 현생에 복을 닦아 다음 생에 출가자로 태어나 불법을 믿어야 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출ㆍ재가자는 단지 역할이 다를 뿐, 불법을 닦는 차원에서 차이가 없는가?’

불교계 대표적인 대중학술계간지 <불교평론>이 2006년 여름호 특집에서 한국불교 재가의 위상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 내던진 화두는 ‘재가불교를 생각한다’. 불교학자, 재가수행자 및 신행운동가, 불교계 NGO 활동가 등이 논문 6편을 내놓았다.

불교평론 여름호(27호)의 책 표지.


특집논문에서 논의의 첫 포문을 연 박경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은 ‘재가자는 출가자에 비해 하열한가’란 주제에서 “근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깨달음의 길에 있어 빠르고 더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박 원장은 특히 “유마경, 승만경 등의 대승경전에서는 출ㆍ재가를 계급화한다거나 불교를 초월주의 또는 출세간주의화하려는 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바가바드 기따>의 까르마 요가에서 재가자의 해탈 가능성을 가늠했다. 허 교수는 “기따의 요가 사상이 삶의 현장에서 행위를 통해 해탈할 수 있다”며 “‘봉사하라, 의무를 이행하라’는 <기따>의 가르침이 현실적인 삶을 수행과 일치시켜 그 속에서 해탈할 수 있게 한다”고 역설했다.

현실생활과 수행을 조화시키는 재가자들의 체험담도 소개됐다. 재가수행단체 ‘선도회’를 이끄는 박영재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수행과 삶은 둘이 아니다’란 주제로, 현실의 삶과 수행을 연결시키는 구체적인 방편들을 설명했으며, 최영돈 원불교 서울청년선방 지도법사(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원불교 재가자로서 삶과 수행의 조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상적인 재가불교를 위한 제언도 제시됐다. 성태용 ‘우리는선우’ 이사장(건국대 철학과 교수)은 “출가중과 재가중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건강한 불교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합리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출ㆍ재가 각각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레는 두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야 진정한 수레가 된다. 화합교단을 구성하는 출가중과 재가중의 관계도 마찬가지. 사진은 재가신행의 도량으로 설립된 우리함께회관의 개관식 모습.


성 이사장은 또 “출가수행과 재가수행은 달라야 한다”며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재가자들의 무분별한 ‘스님 흉내 내기’와 출가자들의 ‘하는 대로 따라 하라’는 식의 무책임함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영철 NGO미래경영연구소장은 ‘오늘날의 재가불자교육을 돌아본다’는 주제로, 주요 불교대학 교과목을 중심으로 재가불교교육 현황을 소개했다.

이밖에도 <불교평론>에서는 ‘백제 성왕이 일본왕을 겸임했다’는 홍윤기 교수(한국외대 교양학부)의 자료발굴, 혜심 선사의 선시 세계를 조명한 학해 스님(선운사 승가대 학감)의 ‘진각국사 무의자 선시의 미학’ 등 다양한 논문들이 수록됐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6-07-28 오후 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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