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쉬고 지역민들을 하나의 문화 코드로 묶어내는 지역문화 축제. 전국에서 열리는 지역문화 축제는 600여개(문광부 2005년 통계)에서 800여개(문화연대 2004년 통계)에 이른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온 지역문화 축제는 지역과 시기 테마 등에 따른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질적인 변화를 모색해 왔다. 그 중 성공한 축제는 지자체의 효자산업으로 정착하고 있다.

지역문화 축제와 불교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의 입장에서 불교는 지역 유 무형 문화재는 물론 생활문화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문화의 보고’이며 불교의 입장에서 보는 지역문화 축제는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하고 포교 마당을 넓히는 적절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문화축제를 조사한 ‘시 도별 축제개최 현황’에 따르면 조사대상 601개 축제 중 34개(5.7%)가 불교와 연관을 갖는 축제로 밝혀졌다.

지역문화 축제의 문화적 위상과 사회적 파급력이 앞으로 점차 증대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렇다면 불교계가 실시하고 있는 불교문화 축제를 지역문화 축제의 핵심으로 부상시킬 방안은 없을까?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부장 탁연)가 전국의 지역문화 축제와 불교문화 축제의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문화 축제의 불교적 활용을 위한 과제들을 제시해 주목된다. 문화부는 최근 내놓은 <불교문화환경 조사 보고서>를 통해 전국의 지역문화 축제와 불교문화 축제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교계가 개최하는 불교문화 축제는 98건(2004년 조사)이다. 보고서는 이들 축제 가운데 ‘월정사 불교문화축제’ 등 대표적인 축제들을 일일이 실사해 진행 과정과 특징 개선점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 별도로 조사한 산사음악회는 31건(2004년 조사)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산사음악회의 경우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으며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여서 100여 곳으로 추산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광부가 집계한 2005년 시도별 지역문화 축제에서 불교 관련 축제는 전남지역이 대흥사 단풍축제 등 9건으로 가장 많고 경남이 팔만대장경 축제 등 5건, 충북이 충주 직지축제 등 5건으로 조사 됐다. 그러나 서울과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도시에서 개최되는 지역문화 축제에서 불교관련 축제는 단 한건도 없었다. 부산의 경우 범어사 개산문화대제전 1건이 ‘불교 제일도시’의 체면을 지켜 주었다.

보고서는 이들 자료를 종합 분석해 지역문화 축제를 통한 불교 위상 제고 및 포교효과 증대를 위한 선결 과제 4가지를 제시했다. △지역축제 현황 및 불교문화행사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지속 △교구본사 별로 해당 지역문화 축제에서 활용 가능한 불교문화 프로그램 개발 필요 △불교와 연관성이 높은 지역문화 축제의 문화관광부 지정축제 신청 시 종단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불교문화 축제의 경우 종단 차원의 전문적인 자문과 교육 등 지원 필요 등이다.

이들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찰 등 불교문화 축제의 주관자(개별 사찰)들에 대한 전문성과 기획력, 행정, 홍보, 예산 등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문화관광부가 시행하고 있는 ‘문화관광축제 지정사업’을 밴치마킹 해 불교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요과적일 것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한편 <불교문화환경 조사 보고서>는 사찰문화 환경에 대한 조사 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이 조사는 조계종 사찰의 도서관 미술관 공연장 등의 보유실태와 활용 현황은 물론 각종 문화모임 운영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분석했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문화활동도 조사해 불교계와 비교 가능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