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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으로 넘어진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 땅을 떠나 일어나려는 것은 옳지 않다. 한마음을 미(迷)하여 끝없는 번뇌를 일으키는 이는 중생이요, 한 마음을 깨쳐서 끝없는 묘한 작용을 일으키는 이는 부처이다. 비록 미함과 개침은 다르지만 요는 모두 한 마음에 달린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떠나 부처가 되려는 것은 옳지 않다’
“고려불교가 옷과 밥만 허비하고 있다”고 통탄한 목우자 지눌 스님(1158-1210).
스님은 “넘어진 사람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인간답게 살려는 모든 사람은 중생놀음을 청산하고 부처의 새로운 삶으로 다시 나자”고 강조한다.
스님의 가르침을 읽다보면 800년전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늘날 읽어도 우리의 가슴을 뒤흔든다.
12~13세기 불교가 타락하고, 선교가 극심하게 대립하자 지눌 스님은 고려불교를 정법불교로 바로잡기 위하여 25세에 정혜결사를 결의한다. 그리고는 33세에 문자 그대로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자는 한국불교역사상 최초의 체계적 결사인 정혜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때 그 취지문으로 발표한 것이 지눌 스님 최초의 저술인 <정혜결사문>이다. <정혜결사문>은 12~3세기 혼탁한 정세와 불교 내에서 종파 간의 극한 대립 양상을 극복하고, 생활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천불교를 만들기 위한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전북대 철학과 강건기 교수가 2005년 1월 LA 고려사에서 강의한 내용을 엮은 <정혜결사문 강의>는 불교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지표가 되고 그들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눌 스님은 타락한 고려불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마음닦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 <정혜결사문>은 정혜결사의 동기와 과정, 수심결사의 내용도 함께 들어 있어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마음을 닦는 수행은 마음에 대한 바른 믿음과 앎에 기초하여 선정과 지혜를 닦고, 이를 통하여 일체의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을 함께 하며, 따라서 선과 정토, 선과 교는 둘이 아닌 하나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혜결사문’에 담긴 이러한 사상은 이후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통으로 확립되었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자기상실의 깊은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온전하게 자신을 회복하는 치유책이 될 것이다.
저자인 강건기 교수는 “지눌 스님의 정혜결사문은 인간답게 살아가려고 생각하는 모든 이와 불자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여야 할 인생의 지침”이라며 “오늘날 정혜결사에 동참하여 마음을 닦는 조용한 혁명에 함께 한다는 자세로 읽는다면 우리를 새롭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우 기자
정혜결사문 강의
불일출판사
강건기|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