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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린 만큼 그들과 가까워졌다
능인선원 YBA 글로벌 호프 여름캠프
파키스탄 봉사활동 현장
봉사단 건설팀이 파키스탄 주민과 함께 건물을 짓고 있다.


능인선원(원장 지광)이 설립한 YBA(Young Buddha Association)의 여름 봉사활동이 파키스탄 발라코트 인근 까와이 마을에서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전개됐다.

12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봉사단(단장 탄경)은 7월 8일 현지로 출발 10일부터 4일간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까와이 마을은 지난해 10월 8일 진도 7.8의 강진으로 8만여 명이 사망한 발라코트에서 22㎞ 떨어진 오지마을. 이 마을도 지진 피해로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해 YBA가 작년 겨울부터 구호활동을 전개 해 왔던 곳. YBA의 ‘글로벌 호프’ 일환으로 전개된 이번 파키스탄 까와이 마을 여름 봉사활동은 올 봄 완성한 남자 초등학교에서의 교육 사업과 의료사업, 여자초등학교 건립 사업 등 3개 단위로 진행됐다.

봉사단은 당초 7월 9일 까와이 마을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곧바로 봉사활동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9일 발라코트 지역에 내린 갑작스런 폭우로 하루 늦은 10일 까와이 마을에 도착했다. 까와이에 도착한 봉사단은 신속하게 숙박용 텐트를 설치하고 부식을 정리하는 등 활동 준비를 하고 마을 현황을 점검했다.

봉사단원이 남자어린이들에게 그림을 지도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김나연 전공의(가정의학과)를 팀장으로 하는 의료팀은 의약품을 챙기고 탄경스님을 팀장으로 한 건설팀은 남자초등학교와 신축 여자초등학교의 교사를 점검했으며 YBA 국제팀 손상미(학원 강사)씨가 팀장을 맡은 교육팀은 현지 교사들과 학생들을 접촉하며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 11일, 봉사단은 아침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현장으로 투입됐다.

의료팀은 까와이 마을에 설치된 메디컬 센터에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질병 검사와 의료 상담, 치료활동 등을 벌였다. 척박한 환경과 낙후된 생활 여건 속에서 여름철 건강관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주민들은 메디컬 센터를 찾아와 각종 병증을 호소했다. 심각한 증세를 가진 환자는 없었으며 대부분 봉사팀이 지급하는 위생용품(수건 치약 칫솔 비누 등)과 의료교육(치과 질환 등)에 관심을 보였다.

산사태 현장을 벗어나고 있는 봉사단원들.

건설팀이 찾은 여자 초등학교 건립 현장은 아침 일찍부터 현지 참여자들의 망치소리로 요란했다. 다져진 평지에 굵은 목재로 기둥과 지붕을 세우고 양철판으로 벽을 둘러치는 것이 전부인 학교 짓기였지만 지진이 휩쓸고 간 이 마을에선 큰 공사였다. 여자 초등학교는 모두 3개의 건물로 구성했다. 교사 2개동과 교보재 창고 및 교무실 1개동. 이번 봉사활동에서 여자초등학교의 외부 공사와 마당 평탄작업이 마무리 됐다.

교육팀은 남자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연수를 먼저 실시했다. 교육연수에서는 아동들의 교육 환경에 대한 적응 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지도로 이뤄졌다.

12일과 13일에도 봉사단은 쉴 틈 없이 현장을 누볐다.

의료팀은 오전과 오후를 나눠 인근 마을에서 이동진료를 실시했으며 교육팀은 방학중인 학생들을 소집해 그림 그리기와 학급 환경 미화 작업을 진행했다. 건설팀은 여자 초등학교의 외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남자 초등학교에 물탱크를 설치했다.

의료팀의 봉사활동.

지난해 지진으로 부모를 잃고 동생과 둘이 산다는 소년가장 아루프(10세)는 검은 눈을 반짝이며 “한국의 형 누나 들이 찾아와 학교를 말끔하게 단장해 주니 공부할 맛이 난다”고 좋아 했다. “나도 커서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아루프는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수줍어했다.

메디컬 센터를 찾았던 대부분의 주민들도 “봉사단원들을 보기만 해도 아픈 곳이 없어지는 기분”이라며 즐거워했다.

까와이 마을에서 열린 YBA의 글로벌 호프 여름 봉사 활동은 13일 개교식을 갖고 학생들에게 교복과 학용품을 지급하며 막을 내리기로 계획됐었다. 그러나 12일 밤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발라코트까지의 22㎞ 구간 국도가 상당부분 유실되고 교량이 파손돼 능인선원장 지광스님의 방문이 무산되고 인근 마을의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못해 8월로 연기됐다. 지광 스님은 개교식을 위해 발라코트지역까지 왔으니 까와이 마을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4일간 단원들의 활동을 통해 까와이 마을은 새로운 활기를 찾으며 한국 불자들과의 인연에 감사했다.

출발에 앞서 이뤄진 기념촬영

한편 봉사단원들은 12일 밤의 폭우로 15일까지의 활동계획 일정을 채우지 못했다. 13일 오후 작업을 마무리하고 발라코트까지 22㎞를 도보로 이동했다. 계속 머물경우 고립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봉사의 참맛 느꼈습니다”
YBA 여름캠프 첫 참가 박병호군



“제가 이렇게 인내심이 강한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처음으로 YBA 봉사활동에 참가한 능인선원 대학생부 박병호(한라대 1년·사진) 군은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집에서는 맏아들이지만 막상 해외 봉사활동을 나와 보니 제가 아직 어리다는 것도 느끼게 됐다”는 박 군은 “이번 활동에서 사람은 혼자 사는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다”고 즐거워했다.
건설팀에 소속되어 삽질과 돌 쌓기를 하면서도 늘 콧노래를 흥얼거렸던 박 군.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봉사활동에 더 참여해 보고 싶다고 했다. “봉사활동은 자신을 향해 많은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기회”라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도 커서 남 돕고 싶어요”
까와이 마을 초등생 아씨아



새로 지은 여자 초등학교의 개교식은 연기됐지만 까와이 마을의 여자 초등생들은 신났다. 새 학기부터는 새 학교에서 새 교복을 입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원들이 급작스런 철수를 결정하고 짐을 챙기는 와중에 찾아 온 아씨아(10세) 양은 자신들에게 지급할 교복 꾸러미를 힐끗 거렸다.
손상미 교육팀장이 교복 한 벌을 꺼내 입혀 주었다. 아씨아 양은 검은 눈을 빛내며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저는 커서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 가장 멋지거든요. 제 꿈을 이루려면 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야겠죠?”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까와이/글ㆍ사진=임연태 기자 |
2006-07-22 오후 1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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