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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는 대안史書 결정판”
'일연선사탄신800주년기념국제학술대회'서 배근흥 교수 주장
일연과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렸다.

“<삼국유사>는 7세기 무렵 신라와 당나라의 외교와 문화교류에 대한 새로운 사료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중국사서에 결여된 부분을 보충해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사서입니다.”

일연학연구원(원장 상인) 주최로 7월 20~21일 양일에 걸쳐 ‘일연선사와 삼국유사’를 주제로 열린 일연선사 탄신 800주년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중국 섬서사범대 빠이건싱(裴根興) 교수는 <삼국유사>에 기술된 나당관계를 고증을 통해 검토했다.

특히 빠이건싱 교수는 <삼국유사>에 나타나 있는 △선덕왕지기삼사조(善德王知己三事條) △진덕왕조(眞德王條) △태종김춘추조(太宗金春秋條) 등을 중심으로 양국의 외교관계(불교문화 정치 무역 등)에 대한 중층적 접근을 시도했다.

빠이건싱 교수

빠이건싱 교수는 <삼국유사>권2의 ‘표훈대덕조’와 중국의 사서 <당대음다풍기(唐代飮茶風記)>의 내용을 바탕으로 7세기 무렵 신라에 차(茶)를 보급한 것은 도당 유학승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빠이건싱 교수는 “선덕왕 시기에 신라는 차를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며 당나라 ‘안사의 난’이 일어난 직후 도당 유학승들에 의해 신라에 차가 보급되기 시작했다”며 “이 때 신라에 보급된 차는 대부분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기 위한 것 이였다”고 말했다.

빠이건싱 교수는 또 “선덕왕지기삼사조의 내용 중 ‘꽃을 그렸는데 나비가 없는 것은 당나라 왕이 내가 배우자가 없는 것을 희롱한 것’이라고 말한 선덕여왕에 대한 기록이 <삼국사기>에는 없고 <삼국유사>에만 실린 것은 훗날 당나라에 대한 반감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덧붙여 빠이건싱 교수는 “<삼국유사의>저술 방식은 편년체나 기사본말체 등의 일반적인 역사서술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설화나 구전을 통해 상층 기록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삼국유사>는 정통사서에서 내세운 원리를 대등한 수준이나 발전된 다른 원리로 바꾸고자한 대안사서의 결정판이다”고 설명했다.

판카즈 모한 교수

호주 시드니대 판카즈 모한 교수는 ‘<삼국유사>에서 인도와 관련된 전설들’이란 논문을 통해 <삼국유사>에 실린 인도 관련 전설들은 일연 스님의 창작물이 아닌 인도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한 교수는 이에 대한 고증으로 △아소카왕이 신라 진흥왕에게 배로 보낸 황금 △가야 해안에 도착한 아요디아 공주 등에 관한 전설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이밖에도 도쿄수도대학 기무라 마꼬또 교수의 ‘<삼국유사>로 본 일본’ 숙명여대 정병삼 교수의 ‘신라불교사상과 <삼국유사> 의해편’ 등의 논문이 눈길을 끌었다.
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2006-07-23 오전 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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