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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학회 ‘불교와 문화의 만남’ 하계 워크숍
영화에서 패션까지 불교로 다 통하네…
한국불교학회 워크숍이 7월 14일부터 15일까지 하동 쌍계사에서 열렸다.


불교는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서 얼마만큼의 비중과 역할을 차지하고 있을까. 첨단 과학문명의 혜택을 받고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언뜻 생각하기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교로부터 연원한 문화현상은 일상어·민담·음식·의복·음악·무용·서도·건축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국불교학회(회장 이평래)는 이처럼 다양한 불교문화를 담론하고 재창조하기 위해 ‘불교와 문화의 만남’을 주제로 제4회 한국불교학회 하계 워크숍을 7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하동 쌍계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쌍계사 강주 월호 스님의 ‘영화 속 불교 여행’ 원광대 김수천 교수의 ‘사경과 서예’ 원광대 윤양호 교수의 ‘현대불교와 禪조형예술’ 한성대 이기향 교수의 ‘불교와 패션’ 등을 포함해 7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중 주목을 받은 논문 3편을 소개한다.

원광대 윤양호 교수는 ‘현대불교와 禪(선)조형예술’이라는 논문을 통해 불교사상을 예술적 감각으로 표현해 낸 20세기 초 선조형예술가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윤양호 교수


윤 교수는 ‘예술이 곧 수행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출해 유럽의 선조형예술 붐을 일으킨 프랑스의 선조형예술의 대부 이브 클라인(1928~1962)의 불교적 예술관을 중심으로 선조형예술에 대해 설명했다.

윤 교수는 “클라인은 불교의 공사상을 ‘공간적 텅 빔’이라는 자의적 해석을 통해 불교와 예술을 접목시켰으며 텅 빈 공간을 우주만물의 생명적 근원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클라인의 사상은 이후 제2세대 선조형예술가 격인 요셉 보이스(1921~1986)와 안토니 따피에스(1923~현재)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20세기 초 유럽의 인간성 회복을 위한 사회 계몽운동의 이론적 근거가 됐다.

쌍계사 강주 월호 스님은 ‘영화 속 불교여행’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영화의 소재와 내용을 불교적 입장에서 재해석했다.

월호 스님


산사에 피신해 있는 조직폭력배 일당과 스님들 간의 해프닝을 다룬 영화 ‘달마야 놀자’. 월호 스님은 “조직폭력배를 감싸주는 큰스님과 그들을 산사에서 쫓아내려는 젊은 스님들 사이의 갈등적 구조는 ‘인간의 본래면목은 선한가 악한가’를 유추해 볼 수는 대목”이라며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천당과 지옥이 존재하며 나와 남이 갈라지고 부처와 중생이 나누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밑 빠진 독을 연못에 던져 독에 물을 가득 채운 영화 속 큰스님의 지혜(발상의 전환)를 통해 참다운 지혜는 궁리분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상심에서 ‘그냥’나오는 것이라는 불교적 해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사경(寫經)과 서예(書藝)’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원광대 김수천 교수는 현대인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서예의 대중화 방안을 사경에서 찾는데 주력했다.

김수천 교수


김 교수는 △사경의 양식적 측면 △사경의 정신적 측면 △사경의 역사 등을 제시하며 사경문화 속에 담겨진 진정한 서예정신이 무엇인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서예의 대중화 실패 원인은 1922년 일제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로부터 출발된 각종 서예 공모전의 페단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공모전은 전문작가의 등용문이라는 측면에서 순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전시용 서예로만 치달은 나머지 서예의 진로를 축소시켜 서예인들의 의식을 황폐화시킴은 물론 대중들을 등돌리 게 한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사경은 먹(黑)외에 금니(金泥), 은니(銀泥), 자혈(刺血) 등을 사용했고 종이와 비단에 쓴 사경 외에도 판경, 석경, 와경, 옥경 등이 전한다”며 “사경은 글씨와 더불어 문양과 변상도를 곁들인 장식경이 많으며 이들은 모두 다양한 표현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사경의 서사재료와 표현의 다양성은 서예의 가능성을 확장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 쌍계사=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2006-07-23 오전 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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