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 부대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있는 김은욱 병장은 한쪽 벽에 새로 부착된 포교게시판의 법구(法句)를 읽으며 부모님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전역하면 부모님께 더 효도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남은 군생활도 보람있게 보내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있었다.
호국 한송사에서 군종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광수 병장도 화장실에 붙어 있는 게시판 속 글인 ‘용서하기’를 읽으니 잠시나마 머리가 맑아지는 듯했다. 포교게시판 글귀가 마음에 평온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회장 혜자, 이하 풍경소리)는 서울 삼각산 도선사의 후원으로 7월 2일 강릉 제18전투비행단 군 막사에 포교 게시판을 부착해 장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게시된 포교 게시판은 지하철 역사에 붙어있는 포스터 크기의 게시판 40개가 장병들의 휴게실에, 5×7 사이즈 150개가 화장실에 각각 부착됐다. 16절 크기의 게시판도 20개가 군장병들의 휴식공간 곳곳에 게시되어 장병들의 군생활에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포교 게시판은 한달에 한번 교체되며 쉽게 게시물을 교체 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되어 있어 관리하는데도 편리하다.
도선사는 이번에 부착된 210개의 게시판 제작 경비를 모두 후원했고 부대에서 더 많은 장병들이 포교 게시판을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으로 추가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제18전투비행단 김영민 부단장은 “풍경소리의 게시판은 특정 종교의 법구를 넣은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마음의 활력을 불어넣는 짧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며 “많은 장병들이 포교 게시판을 보고 건강한 군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풍경소리는 그동안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의 지하철 역사 2,000곳에 포교 게시판을 부착해 왔고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주지 일면)와 함께 군 막사에 포교 게시판 걸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풍경소리는 향후 지역 사찰과 연계를 통해 군부대에 포교 게시판 부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풍경소리 대표이사 혜자 스님(도선사 주지)은 “포교 게시판의 주옥같은 글귀는 집을 떠나 군생활을 하는 장병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주고 있고 맑고 건강한 군생활을 돕고 있다”며 “군 막사에는 처음으로 포교 게시판이 부착되었지만 불자들이나 사찰, 불교 단체 등의 후원으로 전 부대에 게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