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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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노릇 잘 해야죠
[도반의향기]이탁송 도봉구장애인단체연합회장
도봉구 지체장애 어르신에게 3년째 무료점심공양을 하고 있는 이탁송씨. 그는 장애인과 정상인이 함께 어우러진 행복한 세상만들기를 꿈군다.
“이 회장 보시게나. 친아들 이상으로 우리들을 보살펴주니 뭐라고 감사의 뜻을 전해야할지 몰라 이렇게 펜을 들었소. 한글도 못 깨우쳐 미국에 있는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는데 이 회장이 만든 야학 때문에 이젠 제법 손주 녀석과 영어로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네. 그뿐인가. 늙은이 혼자 끼니 때우는 것도 여간 큰일이 아닌데 도봉구장애인단체연합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점심 덕에 여러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대화도 나누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네….”

해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만 되면 아니, 일년 365일 내내 도봉구 지체장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정성어린 선물을 받으며 그들의 영원한 ‘큰 아들’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도봉구장애인단체연합회장 이탁송씨(54)다.

이씨는 지난 20년 동안 장애인재활사업단체인 ‘홀로서기’와 장애인체육진흥단체인 ‘한국장애인역도연맹’을 이끌어왔다.

특히 2003년에는 다 쓰러져 가는 도봉구장애인단체연합회를 맡았다. 지체장애어르신 200여명에게 무료 점심공양봉사를 시작했다. 워낙 규모가 큰 복지사업이라 구청이나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을 법도 싶지만 사무실 임대료를 빼고는 모두 이씨의 자비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1인당 식비는 약 2천원. 200여명을 상대로 3년째 이 일을 계속해 오고 있다. 또 인근 불우청소년들이나 한글을 미처 깨우치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야학단체 ‘유레카 스쿨’도 개설하고 있다. 유레카 스쿨의 컴퓨터 교양 강좌는 이 지역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단연 ‘인기 만점’. 이 시간만큼은 추억의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보며 잠시나마 옛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무주상보시’를 설하셨잖아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지 못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도봉구에는 1만 5000명이나 되는 장애인들이 살고 있지만 구청이나 복지관, 민간단체에서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와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은 1/3에도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장애인복지의 사각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살 때 아파트 건설 현장 3층에서 추락해 손과 발을 크게 다친 이씨. 집안 형편이 몹시 어려웠던 터라 자신의 몸 상태보다 당장 동생들의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무작정 삼각산 도선사를 찾았다. 우연히 만난 청담 스님. “3000배 하면 네 소원을 들어 주마”라는 스님의 말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다리로 죽기 살기 3000배를 마쳤다. 그 후 이탁송씨와 동생들은 스님의 도움으로 도선사에 3년 정도 머물며 학업을 마쳤다.

그런 다음 전국을 떠돌며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택시운전 등을 해가며 어렵게 모은 종자돈으로 자그마한 알루미늄 재활용 공장을 세웠다. 이제 고생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돈 많고 마음씨 좋은 장애인독지가’라는 소문 탓인지 정체모를 장애인 200여명이 이씨의 회사 앞마당에서 야시장을 벌이면서 공장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말이 야시장이지 폭력이 난무해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이씨가 겪어야 했던 모진 운명의 굴레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1991년에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장애인들을 도와 철거요원들과 대항하다 몸을 다쳐 6개월 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절망으로 모든 것이 귀찮았지만 수행으로 극복해 냈다. 이씨는 매일 아침 108배와 천수경 염불 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절하는 게 제일 쉽잖아요.(허허허) 불편했던 다리를 지금처럼 걸을 수 있게 해 준 것도 사실 절 수행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씨는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풍토가 남아 있어 장애가 있어도 그것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지체장애인들 중에는 뇌졸중과 교통사고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다. 이 중 뇌졸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체장애인들은 더 보호받아야 하는 처지임에도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이씨는 힘주어 말한다.

특히 이씨는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에게만 허용한 안마사 자격 규칙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등은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힘을 합해 ‘장애인자립작업장’구축에 힘써야 할 때”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장애인들은 산업현장에서 병뚜껑, 옷걸이 제조 등 단순화된 제조 공정에만 참여한 것이 고작이지만 판로가 확실하고 고부가가치 제조업인 규격 쓰레기 봉투 등을 만드는 ‘장애인자립작업장’이 많이 설립되면 장애인 실업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이씨는 생산부문과 관리부문을 합해 100여명 정도의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도봉장애인자립작업장’을 2010년까지 완성할 계획에 있다.

도봉장애인자립장이 완공되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미혼 장애인들을 위한 결혼 정보센터도 운영되고 지금의 유레카 스쿨도 확대해 말 그대로 ‘장애인 복지 뉴 타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 결혼 정보센터는 국내 장애인과 국외 장애인 맞선 주도, 국내 농촌 총각과 해외 처녀 맞선 등을 통해 사회문제로까지 떠올랐던 ‘장애인·농촌 총각 결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에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두 팔과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의 신체는 초개성적인 것일 뿐 입니다. 비록 팔, 다리는 불편하지만 장애우들 모두가 정상인들과 함께 어우러져 마음의 장벽을 넘어선 ‘행복한 세상’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노병철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2006-07-19 오후 3:32:00
 
한마디
늘 부처님의 가피를 기원합니다.^^**
(2006-07-20 오후 6:26:16)
145
삭발염의했다고 군림하려는 중님들보다는 이런 불자야말로 생불이지 않는가!!!!!!!!!!!!!!!!!!!!!!!
(2006-07-19 오후 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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