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인명 피해와 5조원의 재산피해를 낸 태풍 에위니아. 사찰도 수마로 인한 화를 면할 순 없었다.
어제 오후 12시 30분경 곡성 도림사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해 보광전 뒤편 야산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보광전과 응진전이 반파되고 칠성각은 완전히 매몰돼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산사태로 보광전에 모셔진 괘불(보물 1341호)과 삼존불(도지정문화재), 후불탱화, 나한상 등이 일부 훼손됐다. 토사에 완전히 매몰된 칠성각은 완파돼 그 안에 있던 문화재도 크게 손상됐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저 산사태 현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스님들은 사고 직 후 보광전에 모셨던 삼존불과 경전을 새긴 목판 수백여점을 급히 염불전으로 옮겨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도림사 주지 정은 스님은 “태풍과 폭우로 일반 신도들의 발길이 뜸해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라면 다행”이라며 “괘불 등 주요 보물과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사고 후 도림사를 방문한 화엄사 주지 종삼 스님도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교구본사 차원에서 지원금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곡성지역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도림사 외에 태풍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사찰은 아직까지 접수돼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