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태고종의 득도 수계 자격 기준이 엄격해 진다.
태고종 총무원(원장 운산)은 내년부터 종립교육기관인 동방불교대학을 졸업하거나 동방불교대학내에 설치 예정인 행자습의 과정을 이수한 자에 한해 합동득도 수계 자격을 부여키로 했다. 사실상 내년부터는 태고종단으로 출가하려면 동방불교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만 가능하게 됐다.
총무원은 7월 3일 열린 종무회의에서 승려 자질 향상을 위해 그동안 권고 사항으로만 돼 있던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동방불교대학을 다니지 않더라도 특정 사찰에서 일정기간(6개월~1년) 교육을 받으면 득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동방불교대학의 정규과정(통신 과정 포함)을 이수하지 않고서는 태고종 승려가 될 수 없게 됐다.
이에 동방불교대학의 교육과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춘생 동방불교대 교학처장은 “종단과 앞으로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겠지만 득도 수계 기준 강화에 따른 교육과정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며 "승려를 양성하는 특화된 과정과 행자 습의 과정을 신설하는 방안과 승려를 지원한 자가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 이수 학점제를 도입하는 안, 통신교육을 강화한 학점 이수제 등이 거론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태고종은 1년간 한시적으로 현재 4주간 진행되는 합동집체 교육과 합동 득도 수계식이 중단된다. 사실상 9월에 열리는 합동득도 제30기 과정이 동방불교대학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반인이 수계 가능한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총무원장 운산스님은 “그동안 종단이 사찰 및 스님들의 양적 팽창에 주력, 스님들의 자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출가 승려가 단 한명도 안나오더라도 적법하고 엄정한 관리와 종단의 검증 교육을 통해 정예화된 승려가 종단의 중심을 이루는 내실 있는 종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고종은 10월안에 전국교구 종무원장 및 중진스님 연찬회를 통해 득도수계 기준 강화에 따른 동방불교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등을 최종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