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군을 무찌른 승병장이며, 수려한 문장과 유학적 지식까지 갖춘 걸출한 선승이자 고승인 사명 대사(1544~1610)의 어록을 엮은 <사명대사 난중어록>.
이 책은 경남 밀양 표충사 소장 <사명대사집> 목판본 중 임진왜란 당시의 난중일기와 임금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 재상들과 주고받은 서간과 전별시, 왜장들과 주고받은 서찰 등이 실려 있는 <분충서난록>을 역주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고승인 사명 대사의 생애는 물론, 한국 불교사상의 흐름, 임진년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생애 부분에서는 1592년 4월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전국 각지의 의승(義僧)들과 함께 왜적을 물리치는 호국전쟁의 선봉에 서게 된 사명대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서산대사의 천거로 선조 임금으로부터 ''선교양종 팔도도총섭''을 제수받은 사명대사는 오랜 세월을 전장에서 보내게 된다. 1597년 선조의 명령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 왜장이 조선에 보배가 있느냐고 묻자 "우리나라에는 없고 오직당신의 머리가 바로 조선 민족의 보배"라고 대답해 적장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일화도 소개된다.
또 승병으로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느낀 여러 가지 소회와 충정, 도반들과의 애틋한 마음, 세월에 대한 무상함이 잘나타나 있다.
저자인 무이 거부 스님은 “표충사에 주석하면서 사명대사의 유품을 열람하다가 목판본 판각을 발견했었다”며 “대사의 어록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가워 <사명대사집>을 그대로 옮기면서 정리하여 주해를 달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이 거부 스님은 또 “현재 일반 학계에서 사명대사의 이름을 ''사명(泗溟)''으로 쓰고 있으나, 이는 목판 원문을 확인한 결과 오기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사명대사 난중어록
무이 거부 지음
무이정사 펴냄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