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작업을 거쳐 중앙종회의 동의를 구해 내년 1월 조직개편때 포교원 안에 어린이포교 전담 부서를 설치할 생각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사진)이 6월 28일 불교언론문화상 대표를 맡은 수불 스님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어린이포교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이례적으로 어린이포교부(가칭) 설치에 대한 스님의 확고한 의지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말로 그쳤던 어린이 포교 활성화를 위해 종단 차원에서 적극 나설 계획이라는 것이다. 어린이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불교계 중진스님들 발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이날 지관 스님의 발언은 자리를 같이한 이들에게 단호함을 넘어 비장감마저 들었다.
지관 스님은 “미래의 포교는 어린이를 통한 씨앗포교부터 나서야 한다”며 “어린이포교를 바탕으로 중고생, 청소년, 군인포교에 나서야 불교의 미래가 열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통계청이 지난 6월 1일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0년간 10代 종교인구의 비율이 1.6% 증가했는데 비해 10대 불자는 무려 16.5%나 감소했다. 참담한 현실인데도 불교계는 속수무책이었다. 불자 어린이 청소년의 감소는 ‘불교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라는 절박한 인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관 스님은 종단차원의 제도적 대안마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으로 주지 임명시 무조건 어린이포교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하고 사찰의 일년 예산 가운데 의무적으로 2% 이상을 어린이포교에 쏟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 포교에 적극 나서지 않는 주지는 재임에도 불이익을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관 스님의 말처럼 전담부서가 생길 경우, 어린이포교부는 어린이 포교관련 각종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전국 사찰의 어린이 법회를 조직화 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총무원장스님의 이런 의지표명을 전해들은 (사) 동련 총재 혜총 스님은 “그동안 어린이 포교에 대한 종단의 인식과 지원이 매년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웠다”며 “종단 예산 확대를 통해 어린이포교 부서 설치뿐 아니라 우수한 비구니 스님들을 어린이 포교에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계종의 어린이부 신설 추진은 2003년 비구니 문화부장 임명으로 이웃종교인들의 부러움과 일반인들의 주목 대상이 됐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조계종이 그동안 취약했던 어린이 포교를 위해 얼마나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수장인 지관 스님의, 어린이 포교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하루빨리 현실화되기를 불자들도 대환영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