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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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경제학]돈에 대한 그릇된 집착
"일체무상 알 때 우리의 경제 개념 변해"
우리는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한다.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윤리, 도덕을 팽개치는 세태를 한탄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사람들이 이렇게도 깊이 돈에 탐닉하고,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단지 더 좋은 집에 살기 위해, 더 좋은 옷을 입기 위해,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는 설명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언론에 구체적 통계치가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기아선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돈이 없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수많은 가정들이 가난으로 파괴되고 있다. 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물어보라. 돈이 왜 필요하냐고. 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번에는 부자에게 돈이 왜 필요하냐고 물어보라. 여러 가지 답을 말하겠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은 죽지 않기를 원한다. 영원히 살기를 원한다. 이것이 인간의 가장 큰 욕구이다. 일체가 무상(無常)하여 우리가 생로병사의 고통을 면할 수 없고,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죽을 나도 없지만, 무명(無明)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의식을 하고 있든, 못하고 있든 모든 행동의 근저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그렇지만 이대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 앞에 무력하게 서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무엇인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는가. 현명한 사람은 연기법과 사성제를 깨달아 죽음을 떠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그 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밖에 있는 물질에서 해답을 구한다.

어리석은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하여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외적, 물질적 조건들이 나의 생존을 위해 유리하게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나의 생존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세상을 내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돈이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돈을 다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세상을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세상의 돈을 다 가져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어리석게 돈을 추구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의 돈에 대한 욕심은 그 끝을 모르게 되고 우리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제활동을 하게 된다. 죽는 바로 그 순간까지 죽지 않기 위하여 돈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일체가 무상(無常)하여 무아(無我)이고, 그래서 일체가 고(苦)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우리의 경제활동, 특히 돈을 대하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외적인 조건을 변화시켜 나의 삶을 연장시키려는 노력 대신에 자신 안의 불성을 찾아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는 노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의 경제활동은 자신의 불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의 여비를 마련하는 노력으로 전환될 것이며, 그러한 경제활동은 충분함을 아는 그래서 만족할 줄 아는 삶과 연결될 것이다.

돈에 대한 집착은 다름 아닌 바로 나에 대한 집착, 나의 삶에 대한 집착이다. 그러나 그 집착은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릇된 집착이다. 불성을 찾고 열반에 도달하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만이 우리의 만족할 줄 아는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구병진(경영학 박사)
구병진 | 경영학 박사
2006-07-06 오전 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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