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개발원이 설립대회를 앞두고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대승기신론과 CEO철학’을 발표한 허달(63) 한국화인케미칼 상근고문은 “CEO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반드시 알아야한다”며 “부처님은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훌륭한 리더의 면모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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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리더십은 나침반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신(信)은 맹목적 믿음(belief)이 아니라, 무엇이든 철저히 따진 후에 얻는 확신(conviction) 또는 신념(confidence)을 뜻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CEO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허달 한국화인케미칼 상근고문은 “경영자의 철학 속에는 경영의 목적을 가능하게 하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그 ‘무엇’은 기업의 모든 이해당사자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윈-윈(win-win)의 관계를 이루어나갈 수 있게 한다”며 “그 ‘무엇’은 CEO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으며, <대승기신론>에서 제시한 신(信)과 상통한다”고 밝혔다.
리더십을 강연의 화두로 끌어낸 허달 고문은 대승기신론과 CEO 또는 리더의 연관성을 ‘바로 보기(正見)’에서 찾았다.
<대승기신론>이 구도자에게 정견(正見)을 세워줌으로써 불생불멸, 진여를 향해 생멸세계를 건너도록 인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대승기신론이 구도자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듯 CEO의 리더십도 경영의 방향을 바르게 설정하는 나침반과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CEO는 ‘자신-인간관계-상호의존성의 시너지’로 이어지는 인간관계원칙을 바로 보고, 알고, 실행하기 위해 리더십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달 고문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저술한 리더십의 권위자 스티븐 코비 박사의 사례를 부처님의 리더십을 가장 가깝게 벤치마킹한 사례로 꼽았다.
스티븐 코비는 원칙중심의 리더십에서,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고 선택하지만 그 결과는 원칙에 따라 온다고 했다. 가치관과 원칙 사이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징벌이 따르게 된다는 것. 변함없는 원칙에 자신의 가치관을 접근시키면 모든 현상을 바로 보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이를 위해 “방하착(放下着)하라”고 허달 고문은 제시했다.
◇바로 보아야 win-win
<대승기신론>에서는 생로병사의 근원적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승의 믿음으로 신앙과 신심을 들었다. 신앙은 불보살과 선지식에 대한 믿음이고, 신심은 자기안에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진여불성(眞如佛性)을 믿는 것이다. 괴로움의 자각으로부터 출발한 믿음이 바른 견해를 갖추었을 때 신앙과 신심을 일으키게 되고, 비로소 수행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허달 고문은 대승의 믿음을 일으키는 과정을 CEO들의 필수코스인 ''7Habits'' 리더십 프로그램과 연관시켰다.
“의존성의 단계를 ‘네 탓이오’로 점철된 이기심 가득한 중생계라 한다면, 독립성의 단계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리더십을 연마하여 일정 수준의 주도성을 확립한 개인승리의 단계, 상호의존성의 단계는 구성원 모두가 윈-윈(win-win)의 마인드를 갖고 대인관계 리더십을 구현하여 그 성과와 시너지를 공유하는 자리이타의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상호의존성의 단계는 연기론의 핵심의미인 상의성(相依性)을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대부분의 CEO에게서 7H 가운데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삶이다’라는 확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허달 고문은 끊임없이 자신과 외부를 바로 보고 바로 아는 연습을 하는 것은 수행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인생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과 같은 ‘사명서’를 작성하고 자신과 인간관계를 바로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달 한국화인케미칼 상근고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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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SK화학사업부문(당시 대한석유공사)에 입사해 32년간 근속했다. 1998년에는 SK아카데미에서 기업문화와 리더십·변화관리 과정을 강의했으며, 2002년 다시 경영일선으로 돌아왔다.미국 컨설팅회사인 Chem Systems 한국대표와 한국화인케미칼 대표이사 사장(2003~2006)을 역임했다.
서울 불이선원 원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화인케미칼 상근고문으로 있으면서 불교인재개발원 설립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