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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트레이드(Fair Trade) 상품을 아세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사는 길" 국내에 인도 면류, 네팔 염색의류 등 선보여
‘뛰면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한 커피 음료의 광고 문구처럼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는 기호음료다. 그러나 이 커피 한 잔을 생산하기 위해 제3세계의 농민은 농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그들의 예닐곱 살 난 자녀들은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무거운 커피 자루를 지고 옮겨야 한다. 다국적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농민들의 노동력과 자원을 착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세계화의 이면’이다. 제3세계에서 생산하는 커피나 바나나 같은 농산물을 ‘제값’ 주고 사자는 ‘페어트레이드 운동’이 국내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相生)의 길’을 모색하자는 움직임이다.


▷공정무역이란?

페어트레이드(Fair Trade, 공정 무역).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이라고도 불리는 공정무역은 ‘생산자에게 생산원가와 생계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가격을 치르자’는 시민사회운동을 일컫는다. 다국적기업이 제3세계 천연자원을 헐값에 매점매석하거나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어린 아이들의 노동력까지 착취한 대가로 싼값에 구입한 농산물 대신, 생산 농민에게 생산지 조건에 맞는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직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소매상의 유통 마진 중 일부는 생산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물건을 사자는 것이다.

국내에 공정무역을 처음 소개한 아름다운가게가 지난 2003년 개최한 세계 대안무역의 날 행사 모습.


다국적기업의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도 저개발국 농민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공정무역 운동은 1960년대 유럽에서 출발했다.

‘제3세계 생산자에게 더 나은 거래를 보장한다’는 공정무역 마크가 붙은 상품들은 기존 제품보다 10~20% 정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공정무역 상품 전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의 힘

공정무역 제품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공정무역협회(FLO) 보고에 따르면 공정무역 상품은 18개국에서 매년 2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공정무역 마크를 제정하고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지 10년 만에 연간 수익이 1억 파운드(약 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양심적 소비’를 촉구하는 공정무역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공정무역 제품 자체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제품이라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 인증기관은 420여 지역 생산자 그룹과 20개국 공정무역 단체와 연계해 제품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자 네슬레나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도 공정무역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제3세계에서 생산된 물품을 제값에 구입함으로써 제3세계 생산자에게 더 나은 거래를 보장한다는 취지의 공정무역을 상징하는 마크.


하지만 공정무역의 실효성이 적고 시장 원리에도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애덤스미스 재단은 “최저 가격을 보장해주는 공정무역 운동으로 인해 더 많은 농산물이 생산되고, 결국 해당 농산물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공정무역이 시장질서를 깨뜨리고, 경쟁력 없는 생산자들의 명맥을 억지로 유지시키고 있다고 공격한다.

공정무역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옥스팜은 “공정무역의 최종목표는 소규모 생산자들도 거대 다국적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불공평한 세계 무역의 규칙을 바꾸는데 있다”며 “소비자들이 좀 더 비싸더라도 윤리적인 상품을 선택한다면 기형적인 무역 관행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에도 첫 선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처음 공정무역 운동이 알려졌다. 아름다운 가게는 쓰던 물건을 기증받아 이를 되팔고 그 이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는 ‘나눔과 순환의 재활용 운동’을 펼치는 단체.

여성환경연대는 6월 1일 창립 7주년 기념행사에서 공정무역으로 수입된 제3세계 의류를 선보이는 공정무역 패션쇼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여성환경연대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제3세계 생산품을 직거래하는 ‘대안무역’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생산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거래를 통해 판매가의 15~30%를 생산자 이윤으로 보장 등을 목적으로 한다. 아름다운 가게 매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생산한 의류 신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6월 1일 창립 7주년 기념행사에서 탤런트 변정수씨를 ‘공정무역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공정무역으로 수입된 의류를 선보이는 패션쇼를 개최했다. 여성환경연대는 하반기 중으로 인도의 오가닉 코튼, 네팔의 천연염색 의류 등을 판매하는 등 공정무역 운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6-28 오후 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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