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하 사업단)’에 대한 최근의 의혹제기와 관련해 6월 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와 입장을 발표했다.

특별조사단 경우 스님(호법국장)은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사실관계와 무관하거나 왜곡돼 있고 당사자와 종단에 어떠한 취재 확인 없이 추측과 소문, 일방적 제보에 의해 작성됐다”며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개인에 대한 명예를 손상하고 훼손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지난 주 모 인터넷 언론이 사업단의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지원금 배분과정 등의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호법부, 기획실 조사국, 총무부 등으로 구성된 특별조사단을 꾸려 23~26일, 4일간 관련자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청문조사와 현지조사 형태로 사업단내 관련 직원을 비롯해, 올해 지원 대상이 된 15개 템플스테이 사찰주지나 템플스테이 운영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호법부는 처음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언론에 관련 내용에 대한 근거와 입증자료를 종단에 제공해 달라는 공문을 27일자로 발송했다. 특별조사단 관계자는 “인터넷 언론사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기사에서 거명된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혀 향후 대응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별조사단은 인터넷 언론의 기사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중심으로 △템플스테이 예산 배정의 공정성 및 뇌물 수수의혹 △산업지원센터 설계업체 변경 및 업체 선정과정 의혹 △불용예산 전용 △인사의 공정성 △종무원 출장 시 대가성 금품 수수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사업단은 올해부터 문화관광부의 지침에 따라 집중지원 사찰을 선정해 50개 템플스테이 사찰 가운데 15곳에만 예산을 배정했다. 15개 사찰은 사업의 타당성과 광역권 지역안배등 10가지 기준에 현장 실사를 통해 선정됐으며, 올해 탈락한 사찰들 가운데 일부가 불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조사단도 선정과정에서 운영사찰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고 원칙과 기준이 모호하게 적용된 점이 있어 향후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품수수주장은 조사 대상이었던 관련자 모두가 부인하고 개연성도 낮아,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사실로 인정하기 어려웠다.

산업지원센터 설계업체를 변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애초 고건축 설계전문업체인 ‘삼풍’은 설계공모의 당선 업체로 우선협상대상이었을 뿐이었으며, 건립부지에 가마터가 발굴되면서 기존 설계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로재’를 주계약업체로 선정하게 된 것은 지원센터의 역할에 맞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현대건축 설계전문업체가 설계를 맡아야 한다는 각계 문화재위원들과 ‘삼풍’의 추천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불용예산을 전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2002년, 2003년 템플스테이 사업기간종안 홍보책자를 발간하지 못해 1850만원이 불용됐지만 이는 공금으로 고스란히 보관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공식 발족하기 전까지 법적기구가 아니었던 사업단은 금융실명제에 따라 당시 단체명이 아닌 경리직원의 명의로 밖에 통장을 만들 수 없었고 대신 템플스테이사업단 도장으로 통장을 만들어 관리해 왔고, 임의적인 입출금도 없어 유용이나 횡령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포교원-템플스테이사업단-문화사업단으로 조직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공금관리에 미숙함과 문제점이 있어 이를 즉시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

친인척을 채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는 친분관계가 아니라 친분을 이용한 채용과정의 청탁과 압력, 개인의 업무 전문성과 수행능력의 유무라고 전제하고, 사업단의 직원들은 대부분 종단에서 그 능력과 경력을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인적 자원이라고 밝혔다.

‘현고스님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는 인물들은 前 이화여대 박물관의 연구원, 서울시 문화재 전문위원 등 석 박사급의 분야 최고인재로 평가 받는 이들로, 당사자들에 대한 확인 절차도 없이 ‘현고 스님의 인척’으로 단정 보도함으써 이들 개인의 이력과 경력은 무시된 채 부정에 연류된 것으로 비쳐졌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그동안 쌓아왔던 개인적인 업적과 이력이 무시된데 대해 거의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종무원의 출장시 대가성 금품 수수 부분도 담당 직원 대부분이 교계 경력 1년 또는 1년 미만으로 ‘사찰을 이유없이 방문에 여비를 타갈’ 만한 개연성이 없고 이들이 실제 배정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찰에서 잘 알고 있어 대가성 금품을 제공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했다. 조사 대상사찰에서도 직원들의 개별 방문은 없었고 대가성 금품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한편, 특별조사단은 이번 사건을 “예년에 비해 달라진 템플스테이 예산배정방침에 대한 납득과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찰의 불만이 쌓이면서 근거 없는 추측과 소문이 빚어낸 결과로 판단”하고 “조사를 통해 사안에 좀더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공론화 돼 교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단의 운영상 미비점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신속해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