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양간 문을 열었을 땐, 그저 서로 모여 사찰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나 나누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명 두 명 회원들이 모여가면서 공양간에는 새로운 음식이 가득해지면서 ‘건강을 찾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곳에서는 알게 모르게 부처님 말씀과 사찰음식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물론 회원 중에는 성당이나 교회에 다니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다 부처님의 뜻이 아닐까요?
한번은 교회에 다니는 분이 몸이 안 좋아서 공양간을 찾아오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때가 되어 함께 공양을 했습니다. 집 밖에서는 별로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는 그 분 얼굴엔 환한 미소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찰식 백김치 맛에 푹 빠져 버린 것입니다.
“어떻게 만들었길래 이렇게 맛있냐”는 질문에 “마늘이나 파를 넣지 않고 만들어요. 많이 드세요”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날 우리는 점심 공양을 일찍 끝내고 백김치를 담갔습니다.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을 그냥 보내드리기 아쉬워 배추 몇 포기를 사왔거든요. 그날 담근 백김치를 품에 안고 가면서 “불자는 아니지만 사찰식 백김치에 담긴 불가의 지혜를 기억하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사찰음식을 사랑한 사람들’에 가입한 것은 물론이고요.
부처님은 제가 참 많은 것을 주십니다. 사찰음식은 물론 이렇게 좋은 벗도 보내주시다니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찰식 백김치
재료: 절인 배추 1/2포기, 무 1/5쪽, 표고버섯 1개, 청ㆍ홍고추 1개씩, 양념물(다시마 우린물 5컵, 사과 1/4쪽, 양파즙 1작은술, 매실엑기스 1작은술, 생강즙 약간, 죽염 약간, 다진 대파 약간)
1. 무는 채 썰어 소금에 절인 후 흐르는 물에 세척해 꼭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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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표고버섯과 청ㆍ홍고추는 채 썬다.
3. 사과는 강판에 갈아 다른 양념과 섞어준다.
4. 표고버섯과 무, 청ㆍ홍고추를 무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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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분량의 재료로 양념물을 만들어 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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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우거지 볶음
재료: 배추우거지 1줌, 다진 청고추 1큰술, 다진 홍고추 1작은술, 양념(된장 1작은술, 채수 1컵, 들깨 약간, 죽염 약간, 들기름 약간)
1. 배추 우거지는 흐르는 물에 헹궈 꼭 짠다.
2. 분량의 재료로 양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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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념에 우거지를 버무려 준 후 프라이팬에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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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진 청고추와 홍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다음 주에는 감잎 팥양갱을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