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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사찰과 함께 하는 벽화. 다른 성보보다도 사찰 건물의 부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던 벽화의 세계가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정완)에서 펼쳐진다. 국립대구박물관(053-768-6052)은 ‘불국토, 그 깨달음의 염원-사찰벽화 특별전’을 6월 3일~8월 13일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보물 제1315호 무위사 극락전 벽화를 비롯해 삼국시대에서 조선후기까지 불국토를 형상화한 사찰벽화 80여점이 전시실을 장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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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은 ‘불국토 깨달음의 염원-사찰벽화를 찾아서’ ‘삼국시대의 불교벽화’ ‘통일신라시대의 불교벽화’ ‘고려시대의 사찰벽화’ ‘조선 전기의 사찰벽화’ ‘조선 후기의 사찰 벽화’ ‘사찰벽화의 원류-돈황석굴’ 등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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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삼국시대 서복사지 벽화에서부터 중국 돈황석굴 벽화에 이르기까지 극락으로 장엄된 사찰 벽화의 완성미를 직접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6월 17~8월 13일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3시에는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문화예술 전문 안내인 도슨트에 의한 전시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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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흐름을 따라 한국의 벽화는 어떻게 바뀌고 발전했는지 벽화의 세계에 빠져볼까.
△ 삼국시대의 불교벽화
백제 부여 부소산 서복사지 벽화를 통해 사찰 벽화의 기원을 살펴본다. 삼국시대 코너에서는 고구려 감신총(龕神冢)과 쌍영총(雙楹塚) 벽화 모사도와 능산리 벽화 고분 비운연화도(飛雲蓮花圖) 등이 같이 전시된다. 사찰벽화의 고분 벽화 속의 불교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 통일신라시대의 불교벽화
익산 미륵사지로 대표되는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선보인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설화로 유명한 익산 미륵사지는 한국 최대 규모였다고 전해온다. 그동안 미륵사지 석탑으로 유명했던 미륵사지의 벽화를 통해 통일신라를 엿본다.
△ 고려시대의 사찰벽화
예산 수덕사 대웅전 벽화 모사도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벽화 모사의 대가 임천 학예관이 1937년 작업한 수덕사 대웅전 벽화 모사도는 수생화 야생화 비천도 극락조 등 15점이다. 영주 부석사 조사당의 사천왕 벽화 모사도와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출토 금동방형향합 등도 전시된다.
△ 조선 전기의 사찰벽화
조선 전시 사찰 벽화의 원형이 되고 있는 수종사 금동불감 후면불화가 첫 선을 보인다. 안동 봉정사 대웅전 영산회후불벽화의 조형이 됐던 보물 제971호 묘법연화경 변상도와 보물 제793ㆍ1145호 법화경 권수판화 변상도를 만날 수 있다. 강진 무위사 극락전의 아미타삼존도, 아미타래영도, 설법도 등의 모사도도 전시된다.
△ 조선 후기의 사찰 벽화
보물 제1315호인 강진 무위사 극락전의 백의관음도와 비천도 아미타여래도 등이 처음 대중 앞에 나선다. 무위사 벽화보존각에 보관된 이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미공개 벽화들이다. 김해 은하사 시왕전 나한도, 경주 백률사 불좌상 벽화, 경주 분황사 천부상 등도 볼거리를 선사한다.
△ 사찰벽화의 원류-돈황석굴
10세기 중국에서 건조된 돈황 제61굴이 그대로 자리만 옮겨온 듯한 입체 연출을 했다. 석굴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벽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돈황 제61굴에 있는 아미타변상도, 약사변상도, 보은변상도 등과 함께 돈황 제156굴 아미타변상도와 보은변상도도 함께 전시된다.
사찰벽화의 기원
사찰벽화는 언제부터 그려지기 시작했을까.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에는 급고독장자가 부처님께 보시한 기원정사에서 최초의 불교그림이자 불교벽화가 그려졌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경전에 따르면 “급고독장자가 동산을 보시한 후 부처님의 허락을 받아 장엄을 시작했다. 부처님께 여쭈어 문의 양쪽에는 집장약차(執杖藥叉)를 그리고 옆의 한 면에 대신통변(大神通變)을 그리며 또 한 면에는 오취생사(五趣生死)의 수레바퀴를 그리고 첨하에는 본생사(本生事)를 그리며 문 옆에는 지만야차(持 夜叉)를 그리고, 강당에는 늙은 비구가 법요(法要)를 선양하는 모습을 그려라. 식당에는 음식 든 야차를 창고문에는 보배를 안수당(安水堂)에는 물병을 가진 용이 묘한 영락을 붙인 그림을, 욕실과 화실에는 <천사경(天使經)>의 법식에 의한 그림과 약간의 지옥변상(地獄變相)을, 첨병당(瞻病堂)에는 여래가 몸소 병을 간호하는 상을, 대소행처(大小行處)에는 시체의 모습을, 방 안에는 마땅히 흰 뼈와 해골을 그려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설명은 현존 사찰벽화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도에서부터 그려지기 시작한 벽화는 중국 돈황석굴 등을 거쳐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사찰에서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 불화가 그려진 것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등에 “황룡사 벽에 소나무를 그렸다” 등으로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삼국시대의 사찰벽화는 동시대 고분벽화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사찰벽화에서 사용되는 오방색이나 연꽃 비천상 등의 문양은 현존 벽화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