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추 스님의 영결식은 풍주선원에서 ''청주청원 사암연합회장''으로 치러지며, 7일 오전 10시 발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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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역의 포교활성화에 기여해온 범추 스님은 69년부터 재소자교화를 시작, 매년 1백90명의 제소자에게수계를 통해 법명을 주고 새 삶을 유도하는 교화 선도에 기여해 1994년 제 12회 교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약력
- 1941년 충남 부여 출생
- 해인사, 조계사, 직지사 전무강원 수료
- 청주경찰서 경승실장
- 청주교도소 및 소년원 교화위원
- 청주 지방검찰청 선도위원
- 법무부 갱생 보호회 위원
- BBS 청소년 선도위원
- 바르게살기운동 연합회 이사
- 제12회 교정대상 자비상 수상 (1994년)
- 바르게살기운동 공로 국무총리 표창장 수상 (1996년)
- 충북참여시민연대 공동대표
▲저서
<물레의 인생> <사후세계> <불교경전> <연화가 피어온 발자취> <내마음 연꽃피는법 알았으니>
(043)256-5585, 풍주선원홈페이지(www.pungjusa.or.kr)
다음은 현대불교신문(480호, 2004년6월 30일자)에 실린 범추 스님 기사와 법문.
범추 스님은 1949년 해인사에서 출가한 범추 스님은 52년 직지사 조실 관응 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다. 이후 해인사, 조계사, 직지사 전문강원을 졸업한 스님은 75년 청주 조령산에 풍주사를 개원했다. 이때부터 범추 스님은 재소자 포교에 전력을 기울였다. 83년 청주 교도소 종교지도위원을 시작으로, 84년 청주 소년원 교화위원, 91년 청주 지방 검찰청 소년 선도위원, 92년 청주 경찰서 보안지도 위원으로 위촉돼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97년과 98년에는 각각 법무부 장관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충북참여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사후세계> <연화가 피어온 발자취> <내마음 연꽃 피는 법 알았으니> 등이 있다.
6월 11일, 충북 청주시 고령산에 위치한 풍주사 경내에서는 헌혈 캠페인이 열렸다. 주지 범추 스님이 제일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헌혈하자 신도 1백여명이 일제히 헌혈차에 올랐다. 부처님의 큰 가르침인 보시정신을, 피(血)를 나누면서 새롭게 되새기고자 범추 스님이 마련한 것이다. 스님의 법문을 굳이 따로 들어보지 않아도 이런 행(行)을 직접 목격 하고나니 오늘 법문의 주제는 바로 ‘보시’로구나 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영락없이 주지실에서 범추 스님이 꺼낸 첫마디는 바로 그것이었다. ‘보시’. 스님이 생각하는 보시는 어떤 것일까. 행(行)을 할 줄 알아야 부처지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이 땅에 오신 뜻은 바로 자비와 보시입니다. 그래서 바르게 믿고 바르게 알고 바르게 행하자는 것입니다. 믿기만 하고 알지 못하면 믿는 것이 아니고, 바르게 행할 줄 모른다면 아무리 많이 안다 해도 아는 것이 아니지요. 뿌리없이 꽃이 필 수 없으며, 꽃이 피지 않으면 결코 열매가 맺히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신(信)·해(解)·행(行)·증(證)의 마음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자는 것이 불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불자들은 항상 부처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다짐해야 합니다. 요즘은 특히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형국인데 모든 인연중생들이 신·해·행·증 을 바르게 믿는다면 어지러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마음에 변화가 따르지 않는한 자비란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신·해·행·증의 진리를 다시 실천할 때라고 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행을 실천하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럼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이냐? 보시입니다. 불교에서의 보시란 주어도 주었다는 마음없이 내주는 것이 진정한 육바라밀의 보시라 했습니다. 마음만 갖지 말고 우리 주변에 내가 보시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기꺼이 다가가십시오. 그렇게 부처님 마음으로 다가가면 심신이 안정되고 산란심이 없어져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짐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며 맑은 거울 위에 모든 물상이 역력히 나타나지만, 그 거울자체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보시공덕입니다. 그래서 내가 신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몸속에서 타인에게 가장 편하게 꺼내줄 수 있는 소중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혈액, 바로 피지요. 피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가진 일부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어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립시다. 그래서 보시의 기쁨을 만끽해 봅시다. 오늘 헌혈 행사도 바로 신·해·행·증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헌혈해 준 만큼의 피가 없어도 내 몸을 지탱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지만 언젠가 나도 피가 모자라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피를 받아야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피를 나눠 준다고 해도 장한 일을 했다는 상(相)을 드러낼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에는 인생을 살다보면 언젠가 그것이 다시 나한테로 회향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느 것이든 줘도 준다는 마음이 없어야 부처님 마음이지, 되돌아 오겠지 하는 마음만 믿고 줬다는 생각을 하면 그 순간 공덕은 사라집니다. 내가 신·해·행·증을 방편으로 삼으며 신도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방생(放生)입니다. 우리는 흔히 방생하면 물고기나 거북이를 풀어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방생은 인위적인 곤경에서의 해방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모든 생명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주는 마음이 자비이며, 그것이 곧 방생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러진 제비 다리를 치료해주는 것이 방생이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치료해주는 것은 방생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서 이미 존재가치를 가지는 법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 땅위를 기어가는 미물 하나에 이르기까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옛날 스님들은 길을 걸어갈 때 미물들이 들을 수 있도록 주장자로 땅을 울려 ‘사람이 지나가니 몸을 피해 목숨을 보존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도박으로 탕진한 돈을 만회하기 위해 어린이를 유괴하고, 그것도 모자라 살아 있는 생명을 가방에 넣어 수장해버린 작금의 작태를 보면 다시한번 방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듭니다. 백정이 소를 죽일 때도 그 고통을 생각해서 단번에 죽인다는데, 이는 사람이 소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세태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자라면 인간성이 소멸되어 가는 세상을 비판만 하기보다는 사랑으로 감싸고 아껴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상대방을 감싸주고 사랑으로 대할 때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로서 세상을 보면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중생심으로 보면 업에 따라 차별이 일어나 분별만 커지는 법입니다. 물고기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고 중히 여길 때 방생의 공덕, 보시의 공덕을 만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작은 보시도 큰 공덕이 될 수 있다는 일화를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보시 공덕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수도 없이 들으셨을 테니까 일화를 통해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실 것입니다. 부처님이 사위국의 제타 숲‘외로운이 돕는 동산’ 에 계실 때였습니다. 그 당시 베를 짜며 사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은 수마였지요. 그는 너무 가난해 집에 한 되의 곡식도 저장할 수 없는 날품팔이로 겨우 그날 그날을 연명해 가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마는 자신의 신세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전생에 보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같은 가난과 고통을 겪는다. 그렇다면 현생에도 보시를 하지 않으면 곧 닥쳐올 내세에 가서는 보다 더 한 가난과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노력해서 조그마한 물건이나마 보시하여 내세에는 보다 나은 과보를 받아야 겠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수마는 어느날 실 한 타래를 구해 집으로 돌아가다가 거리 한복판에서 발우를 든 부처님이 여러 비구들과 함께 걸식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때 수마는 들고 있던 실타래를 만지작거리며‘이거라도 부처님께 보시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처님 앞에 나아가 이를 보시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실을 받아들더니 마침 잘되었다는 듯이 몇 군데 떨어진 가사를 꿰매었지요. 이때 부처님께서 떨어진 가사를 꿰매시는 것을 본 수마는 너무도 기뻐 부처님 앞에 엎드려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내가 지금까지 귀하게 여기던 것을 누구에게 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물과 돈이 없어서 보시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는 여섯 가지 보시는 재물이 없어도 됩니다. 첫째는 눈으로 보시를 하는 것입니다. 항상 좋은 눈빛으로 부모, 스승, 이웃들을 대하는 것을 눈 보시라 합니다. 이렇게 눈 보시를 하는 사람은 죽은 후 내세에 태어나더라도 청정한 눈을 얻게 되고, 또 미래에 부처가 되어 하늘 눈, 부처 눈을 얻게 됩니다. 둘째는 온화한 얼굴과 즐거운 얼굴빛을 보시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말로 하는 보시입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말을 쓰고 험한 말은 쓰지 않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은 내세에 태어날 때 말을 잘하는 재주를 타고나며, 그가 하는 말은 모든 사람들이 신뢰를 하게 됩니다. 넷째는 몸으로 하는 보시입니다. 부모와 스승, 스님들을 보면 항상 일어나서 맞이하며 예배를 올리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마음의 보시입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아무리 받들고 공양한다 해도 마음이 온화하고 착하지 않으면 보시라 할 수 없지요. 착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정성껏 공양하는 것이 마음 보시입니다. 여섯째는 자리의 보시입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때 노약자나 장애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내세에 태어날 때 칠보로 된 귀중한 자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부처님께서는 설하셨습니다. 이 여섯 가지 보시는 구태여 재물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개 보시라 하면 무언가 물질로써 베푸는 것만을 알고 있는 불자들에게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일상에서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나에게는 비록 하찮은 것이지만 남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것일 수 있으니 잘 살펴 나누는 마음을 실천하시길 당부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