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구간 원효터널의 공사착공을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이 최종 기각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경부고속철 천성산 관통공사와 관련해 천성산내 내원사, 미타암, 도롱뇽, 환경단체인 도롱뇽의 친구들 등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공사착공금지 가처분신청 재항고를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4월 내려진 새만금 방조제 판결과 함께 자연환경의 가치 보다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에 힘을 실어준 대표적인 판례로 남게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신청인들은 헌법상 기본권인 환경권을 근거로 개인이 공사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의 통설과 기존 판례에 따라 직접 피신청인에게 고속철도 중 일부 구간의 공사금지를 청구할 수 없다”며 자격없음을 판시했다.

환경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더라도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소송당사자 자격 유무에 대한 판단으로 관심을 끌었던 도롱뇽의 자격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도롱뇽이라는 자연물이나 자연 자체는 이 사건을 수행할 당사자로서의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