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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생전에 <법화경>을 설파하던 2600여년 전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보이는 불교전통의식이다.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다함께 진리를 깨달아 이고득락(離苦得樂)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의의를 지닌 이날 영산재에서는 목탁, 태징 등의 악기에 맞춰 범음의 소리를 짓는 범패와 호적 등의 악기를 연주하고 법고춤과 나비춤, 복청게 등을 선보였다.
영혼을 모셔오는 시련(侍輦)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영산재는 영가를 대접하는 대령, 영가가 생전에 지은 탐, 진, 치의 삼독의 의식을 씻어내는 의식인 관욕이 행해졌다. 이어 의식도량을 상징화하기 위해 야외에 영산회상도를 거는 괘불이운(掛佛移運)과 괘불 앞에서 찬불의식을 갖는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에는 공양드리기 전에 의식장소를 정화하는 신중작법(神衆作法)을 한 뒤, 상단의 불보살과 중단의 신중, 하단의 고혼 순으로 봉송해 모신 후 소대로 나아가 봉송하는 절차를 끝으로 회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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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연된 이날 영산재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참석했다. 미국인 제니스씨(27)는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으로 영산재를 오늘 처음 구경했다”며 “한국의 영산재는 춤과 음악, 의식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 종합예술인 것 같으며, 특히 오늘 공연은 마치 장엄한 야외 오페라를 감상한 듯한 멋진 무대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관람석에는 지하철 1호선의 연출자인 김민기씨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기씨는 “뮤지컬 연출을 할 때 영산재와 같은 불교음악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불교의 영산재는 몇 번 씩 보아도 볼때마다 느낌이 사뭇 다르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한편 이날 영산재에는 마일운 스님(옥천범음대학 학장) 등 50여 영산재보존회 스님들이 참여했다.